제270장
“병원에서 몸조리하고 있어. 사람 보내서 24시간 지킬 테니까 너 절대 못 죽어.”
차가운 말을 뒤로 최서진은 문을 박차고 나갔다. 굉음에 방 전체가 흔들리는 것 같았다.
이내 진여화가 들어왔다.
“사모님, 왜 대표님 자꾸 화나게 하시는 거예요?”
온세라가 베개에 기댄 채 까딱하지 않았다.
진여화가 침대를 높여주더니 갖고 온 도시락을 열었다.
“삼계탕 대표님이 사람 시켜서 보낸 거예요. 깨면 배고플 거라고 하면서 말이에요. 사모님은 모르시겠지만 사모님이 쓰러져 계신 동안 대표님이 쭉 옆을 지키셨어요.”
“좀 드셔보세요.”
온세라가 고개를 돌렸다. 얼굴은 창백하면서도 초췌했다.
진여화가 한숨을 내쉬었다.
“왜 그렇게 자신을 괴롭히는 거예요?”
‘내가 나를 괴롭힌다고?’
온세라는 이 말이 너무 우스웠다.
‘누가 누구를 괴롭혀?’
반년 남짓한 시간 동안 최서진이 준 모욕은 셀 수도 없었다. 자존심이 처참하게 짓밟혔으니 더는 참고 있기가 싫었다.
그냥 죽고 싶었을 뿐인데 이제 죽는 것도 사치가 되었다.
오후.
온미라가 자료를 들고 온재혁의 사무실로 쳐들어갔다.
“아가씨, 회장님 지금 업무 중입니다. 들어가시면 안 됩니다.”
“아빠.”
온재혁이 고객과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온미라가 그대로 들어간 것이다.
비서가 다급하게 말했다.
“회장님, 아가씨가 꼭 회장님을 만나겠다고 해서 말릴 수가 없었습니다.”
온재혁이 미간을 찌푸리더니 고객에게 사과했다.
“그러면 계약은 먼저 이렇게 하시죠. 새 계약서는 바로 만들어서 보내드리겠습니다.”
“좋은 협력을 기원합니다.”
고객이 사무실에서 나가고 문이 닫혔다.
온재혁이 언짢은 얼굴로 온미라를 힐끔 쏘아보더니 말했다.
“점점 막 나가는 거야? 업무 중이라는 말 못 들었어? 그렇게 쳐들어오면 어떡해? 혹시나 거래가 무산되면 후과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아?”
온미라는 다른 걸 신경 쓸 새가 없었다.
“아빠, 내가 이렇게 찾아온 건 중요한 걸 물어보기 위해서예요.”
“네가 무슨 중요한 일이 있다고 그래?”
“20년 전 정산에 불 지르라고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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