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2장
이곳에 온 건 온세라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엄마가 왜 온씨 가문 묘지에 묻힌 거지?”
순간 온세라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저 멀리 보이는 온재혁은 한 비석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었다.
“나 왔어.”
들고 있던 국화 꽃다발을 내려놓은 온재혁이 말을 이어갔다.
“네가 가장 좋아하는 꽃도 챙겨왔어.”
빗소리에 뭐라고 하는지는 잘 들리지 않았지만 온재혁은 한참을 그 앞에 앉아 있으며 혼잣말을 이어갔다. 말하던 와중에 품속에서 술 한 병을 꺼내 마시기도 했다.
“다음 해 이때쯤에 또 올게.”
남은 술을 무덤 주위에 뿌린 온재혁이 말했다.
“많이 마셔. 외로워도 조금만 참아. 어차피 얼마 안 있으면 우리 다 여기 묻힐 테니까.”
온재혁이 멀어진 뒤에야 모습을 드러낸 온세라는 절뚝거리며 다가갔다.
먹구름이 가득 몰린 하늘, 공동묘지 특유의 정적이 어우러져 음산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비석 앞으로 다가간 온세라는 바닥에 놓인 국화 꽃다발을 바라만 볼 뿐 차마 손을 뻗지 못했다.
꽃다발만 들어내면 그 뒤에 숨겨진 엄마의 이름이 보일 것이다.
그렇게 한참을 서 있던 온세라는 천천히 허리를 숙여 꽃다발을 들었다. 그리고 비석 위의 이름이 드러난 순간 깜짝 놀라 온세라의 눈동자는 급격히 흔들렸다.
바로 그 순간, 검은 그림자가 다가왔다. 미처 반응할 새도 없이 뒤통수에서 극심한 고통이 느껴지며 온세라는 그대로 기절하고 말았다.
쓰러지는 와중에도 온세라의 시선은 비석 위의 사진에 꽂혀있었다.
암실에 있던 사진, 외할머니가 몰래 숨기고 보던 그 사진과 똑같은 얼굴이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다...
방금 수술을 마치고 나온 김찬혁이 휴대폰 메시지를 확인했다.
[나 기분이 안 좋아서 술 좀 마셨는데 좀 데리러 올래요?]
순간 김찬혁이 미간을 찌푸렸다.
[지금 어딘데요?]
[세화 호텔 2318번 방이요.]
[...]
호텔 방 번호를 전송한 온미라는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온세라를 노려보았다.
아무리 노력해도 자신에게만큼은 항상 차갑기만 한 김찬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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