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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장

온연은 그 일에 대하여 아무 말도 꺼내지 않은 상태였다. 그런데 어찌 그녀를 믿겠는가? 처음부터 그는 믿지 않았을 것이다. 유씨 아주머니는 마음이 쓰였으나 별 다른 수가 없었기에 아쉬울 뿐 이였다. 밤이 깊었음에도 유씨 아주머니는 병원을 떠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런 그녀에게 온연은 집에 가서 쉴 것을 강요하며 그녀를 돌려보냈다. 오래 있어봤자 하루 있을 것이고 고작 감기일 뿐이라 혼자서도 문제없었다. 낮에 잠을 오래 잔 탓인지 온연은 쉽게 잠들지 못하였다. 병상에 누워 가만히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겼다. 갑자기, 병실 밖에서 누군가의 외침이 들려왔다. “당신 거기서 뭐하는거야?!” 놀란 온연이 눈을 번쩍 떴다. 병실의 작은 창으로 사람의 얼굴이 황급히 지나갔다. 도대체 누가, 왜 훔쳐본것이지? 온연은 이곳에 잠시도 더 있을 수 없었다. 짐을 모두 챙겨 환자복을 갈아입지도 않은 채 병원을 나왔다. 퇴원 수속도 진행하지 않았다. 저택으로 돌아오니, 만물이 고요한 상태였다. 정원의 가로등과 대문의 등불만이 반짝였다. 목정침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온연은 그녀의 방으로 돌아와 이불로 몸을 감쌌다. 마음이 조금씩 안정되었다. 역시, 집에는 다른 곳에는 없는 마력이 있는 듯하였다. 그 시각 병원. 긴 그림자가 온연이 머물던 병실 앞에 멈춰 섰다. 늘씬한 손으로 병실의 문을 열었으나 병상은 이미 비어 있는 상태였다. 남자는 간호사에게 빠른 걸음으로 다가갔다. “23호 침대 환자, 어디로 간거야?!” 남자의 얼굴이 다소 냉담해지자 놀란 간호사가 그제야 놀란 듯 찾아나서기 시작했다. 남자는 냉한 어투로 소리쳤다. “당장 CCTV 확인해봐!” 그 후 네 시간쯤 지났을까, 목정침은 피곤한 몸을 이끌고 저택에 들어섰다. 이미 시간은 아침 여섯시가 다되었고, 온연의 아침식사를 준비하던 유씨 아주머니와 그가 마주쳤다. “도련님? 이제 돌아오신거에요?” 목정침은 옅은 ‘응.’ 소리를 내뱉은 후 곧장 위층으로 향했다. 침대 위 곤히 잠들어 있는 그림자를 마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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