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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5장

반찬이 모두 식탁에 오르자마자 온연은 젓가락질을 시작하였다. 고개를 푹 숙인 채 식사에만 집중해야만 맞은편의 사람에게 신경 쓰지 않을 수 있었고, 어색함을 가라 앉힐 수 있었다. 목정침은 금방 퇴원했기에 입맛이 좋지 못했고, 얼마 먹지 못하고 진락의 도움을 받아 방으로 돌아갔다. 온연이 위층으로 올라갈쯤에는 진락이 이미 목정침을 도와 몸을 닦아내 준 상태였다. 몸에 상처가 있었기에 곧바로 샤워할 수는 없었다. 결벽 적인 사람에게는 이만한 괴로움이 따로 없었다. “저는 객실에서 잘게요.” 온연은 그의 상처 가득한 몸을 보고, 혹시라도 자는 동안 그의 상처를 건들일까 무서웠다. “그래.” 목정침은 흔쾌히 수락했고, 그 역시 온연의 배를 건드릴까 두려웠다. 따로 자는 것은 나쁘지 않았다. 얼마가 지났을까, 온연은 인기척에 잠에서 깨 시간을 확인하였다. 새벽 1시가 다 된 시각이었고, 호기심을 참지 못한 온연은 몸을 일으켜 아래층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손님이라도 온 것 인지 임집사가 누군가를 접대하던 중이었다. 얼마 후 인기척이 잦아들었고, 온연은 방으로 돌아가 다시금 잠을 청했다. 이 때문에 잠이 깨버려 다음 날 10시가 넘어서야 눈을 뜰 수 있었다. 아침 식사를 마친 뒤, 온연은 어젯밤의 일이 떠올라 참지 못하고 유씨 아주머니에게 질문하였다. “어제 밤에 누가 왔었어요?” 유씨 아주머니의 안색이 좋지 않았다. “맞아, 누가 좀 왔었지. 도련님은 안 만났고, 진락이 상대했어. 돈 달라는 그런 거, 한 번이 있으면 두 번도 있겠지만 이 다음에는 떼 줄 일 없어.” 온연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 물었다. “누군데요?” 유씨 아주머니는 소리를 낮춘 채 대답했다. “도련님의 숙부가 오셨거든. 젊을 때부터 그렇게 좋은 사람이 아니였어. 범죄를 저지르고 나와서 아버님, 그러니까 도련님의 할아버님에게 쫓겨났지. 그 때 집안에 많은 일이 있었거든, 사람이 죽기도 많이 죽었고. 그런데도 숙부라는 사람은 얼굴 한 번 비추지 않았었어. 지금은 살림이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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