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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장

"깼어?" 남자는 노트북을 덮고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네…."그녀는 몸을 일으키려 조금 움직였다. 왼쪽 어깨에서 강한 통증이 느껴졌다. 그녀는 그제야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이 났다. "가만있어." 목정침은 앞으로 다가가 그녀의 상처를 살펴보았다. 온연은 그의 말을 듣고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아랫배에서 전해오는 느낌이 그녀를 난감하게 했다. 여긴 목정침 혼자뿐이였고, 화장실까지 혼자 가기에는 무리였다… 조그마한 움직임에도 상처가 아렸다. 그녀의 어색함 움직임에 이상한 낌새를 차린 그가 그녀에게 말했다. "화장실 가고 싶어?" "네…" 온연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목정침은 아무 말 하지 않고 조심스럽게 그녀를 부축했다. 그의 행동이 무척이나 부드러웠다. 마치 다른 사람인 것처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온몸은 식은땀이 날 정도로 아파오기 시작했고, 상처를 감싼 거즈에 그녀의 피가 스며들기 시작했다. 목정침은 거의 반쯤 안은 채로 그녀를 화장실까지 부축했다. 목정침이 그녀의 바지로 손을 뻗자 그녀가 소리쳤다. "제가 할게요!" 그는 하던 걸 멈추고 그녀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온연은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저기…자리 좀 피해주실래요?" 그 말을 들은 목정침은 그저 몸만 뒤로 돌릴 뿐이었다. 그가 자리를 피해주지 않는다는 걸 안 온연은 잠시 고민하더니 유일하게 움직일 수 있는 오른손으로 바지를 내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작은 동작 하나에도 어깨의 상처가 아려왔다. 특히 몸을 숙이는 행동, 그 간단한 행동도 그녀는 할 수가 없었다. 상처에서 흘러나온 피가 병원복을 물들이고 있었다. 인기척이 들리지 않자 목정침이 고개를 돌려 온연을 쳐다보았다. 빨갛게 물든 그녀의 병원복을 보자 그는 눈살을 찌푸렸고 그저 아무 말 없이 그녀의 바지를 벗겨주고는 다시 몸을 돌렸다. 순간 그녀는 수치심에 쥐구멍이라도 숨어버리고 싶었다. 20분 뒤, 그녀는 수치심을 그만 날려버리기로 했다. 침대로 돌아와 그녀는 이불 속으로 얼굴을 파묻었다. 목정침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의사를 불러 그녀의 상처를 치료해 주었다. 7시쯤 경호원 두 명이 죽을 들고 병실로 찾아왔다. 목정침은 죽을 침대 머리맡에 내려놓은 뒤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 그녀가 제대로 앉은 걸 확인하고 나서야 다시 죽을 들고 그녀에게 먹여주었다. 온연은 감히 거절하지는 못하고, 조심스럽게 죽을 받아먹었다. 죽 안에 든 보양식의 맛이 죽 본연의 담백함을 덮어버렸지만 맛은 있었다. 유씨 아주머니가 만든 죽이라는 걸 한입에 알 수 있었다. 그의 다정함이 익숙하지 않은 온연은 불편함을 느꼈다. "제가…. 알아서 먹을게요." 목정침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녀는 그의 눈을 피하며 입을 다물었다. 긴 속눈썹이 그녀의 눈에 그림자를 만들어주었다. 그녀가 입원한 며칠간 목정침은 그녀에게 딱 달라붙어 열심히 간호해 주었다. 여전히 엄격하고, 여전히 차가웠지만 평소와 다르다는 걸 그녀는 느낄 수 있었다. 드디어 목가네로 돌아온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적어도 그가 먹여주는 밥을 먹지 않아도 되고, 화장실에 같이 가지 않아도 되었으니까…. 요양의 명분으로 그녀는 집에 갇혀있었다. 학교에도 갈수 없었다. 기말고사도 사정상 미루기로 했다. 섣달그믐 전날, 목정침은 일찍 집으로 돌아왔다. 경호원들이 우산을 씌워주며 그에게 내리는 눈을 막아주었다. 그의 몸에서는 겨울의 차가운 공기 냄새가 났다. 집안의 온기가 그 냄새를 순식간에 녹여버렸다. 그의 눈이 마침 계단을 내려오던 온연과 마주쳤고, 두 사람은 시선을 황급히 돌렸다. 샤워를 끝내고 내려오니 저녁이 이미 차려져 있었다. 온연은 식탁에 앉아 생각에 잠겼다. 요즘 그녀는 그와 평화롭게 지내고 있었다. 이 평화를 깨트리지 않기 위해 그녀는 필사적으로 조심하고 있었다. 축제 전에 발생한 일이 자신의 사고로 묻혀 다행이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 어떤 상황에 처해있을지 모른다. 식탁에 보양식이 한가득 차려져 있었다. 이미 오랫동안 먹던 음식에 온연은 좀 지겨워졌다. 그녀의 얼굴색이 많이 좋아졌다는 것은 부정할 수가 없었다. 요즘 찬바람도 맞지 않은 탓에 피부도 한결 좋아졌다. 하얀 피부에 핏기가 돌아 더 생기 있어 보였다. 그녀가 열심히 밥을 먹는 사이에 그가 그녀를 훑어보고 있었다. 허약하던 여자애가 이렇게 성숙해진 걸 알아챈 그의 입가에 은밀한 미소가 띄워졌다. 밥을 다 먹은 그가 몸을 일으켰다. "다 먹고 내 방으로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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