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7장
#목정침이 알아들은 건지 어쩐 건지 곧 입을 열었다.
“이따가 일이 있어서 나가 볼 거예요. 점심에는 못 오고… 오후 4시쯤 넘어서 돌아올 거예요.”
유씨 아주머니는 급히 그가 입을 옷을 준비해준 뒤, 뒷마당으로 곧장 향하였다.
“연아, 도련님 곧 나가실 거래. 오후 4시에야 돌아오신다고 하셨어. 안으로 들어가자. 아직 다 낫지도 않았는데 감기라도 들면 어떡해.”
온연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저 먼저 들어가 볼게요, 이따가 목정침이 나가면 탕위엔 데리고 들어와주세요.”
유씨 아주머니는 고개를 끄덕였고, 마음속으로는 기쁨을 금치 못하였다. 온연을 신경 쓰는 목정침의 마음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그는 이전에 외출을 하면 하인들에게 말도 하지 않았으며, 더군다나 돌아올 시간 역시 말해주지 않았었다. 집에 돌아올지, 돌아와 저녁을 먹을지 모두 그때그때 집에 전화를 걸어 알려줄 뿐이었었다. 오늘 이런 행동은 온연과 탕위엔을 위해 자리를 비워주는 것임이 분명하였다.
목정침이 옷을 갈아입고 방을 나서려는데, 문득 온연이 그를 등진 채 먹던 약이 떠올랐다. 임신했을 당시 임신 증상을 위병이라 여겼는데, 그녀의 거짓말을 그는 결국 들추어내지 못하였다. 애초에 그녀에게 건넸던 약을 그녀가 먹지 않은 것은, 뱃속의 아이를 위한 행동이었을 것이다. 이는 온연이 결코 아이를 개의치 않은 게 아님을 뜻했다.
그가 정신없이 그녀의 약 서랍을 열어젖혔다. 서랍 안에는 작은 약 병이 두개가 있었다. 그 중 하나는 텅 비어 있었고, 남은 하나는 꽉 찬 상태였다. 모두 엽산이였다. 지금으로서는 쓸모가 없었다. 누군가 위층으로 올라오는 소리에 급히 서랍을 닫고 문을 나서 계단으로 향하였다.
그와 맞은편 계단을 오르는 온연과 마주하자, 그의 발걸음이 느려졌다. 그의 움직임을 눈치 챈 온연도 발걸음을 늦추며,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그의 말을 기다린다는 듯 그를 쳐다보았다.
“고양이… 집 안에 들이지 마.”
그가 입을 열었다.
“어……”
온연은 그가 무슨 말을 할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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