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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장

#음식들이 차례대로 식탁에 올랐다. 목정침의 미소가 짙어 지자, 봄바람을 쐬는 느낌을 받는 듯하였다. 온연은 그가 오늘 약이라도 잘못 먹은 것 인지 의심이 되기 시작하였다. 사람들 앞에서 연기를 해왔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오늘은 무언가 크게 잘못되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한참을 관찰한 후, 그녀는 실마리를 발견하였다. 그가 아무리 미소 지어 보여도, 눈동자는 얼음으로 뒤덮인 듯하였었다. 그랬던 그가 오늘은 눈까지 웃어 보이고 있었다. 식사 내내 그는 아무런 모략도 꾸미지 않았다. 온연 본인만 신경 쓰는 것 같았다. 계약서 역시 순조롭게 체결해냈다. 진실이 아닌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순조롭기 그지없었다. 식당에서 나오니 저녁 8시가 넘은 시각이었다. 밤공기가 여전히 쌀쌀했다. 이리가 질문해왔다. “온연씨, 목회장님과 같이 돌아갈 거예요?” 온연이 무어라 입을 열기도 전, 목정침이 말을 가로챘다. “제 아내 인걸요. 당연히 저와 함께 돌아가야죠. 엘리, 이주임님 배웅 부탁하겠네.” 엘리는 고개를 끄덕였고, 이리를 따라 업무용 차량에 몸을 실었다. 오늘 목정침은 어딘가 이상했다. 온연은 그와 함께 가기가 꺼려졌다. 이리와 엘리가 떠나기를 기다린 후, 온연이 솔직히 말을 꺼냈다. “됐어요, 이제 아무도 없어요. 더 이상 천사인 듯 행세하지 않으셔도 돼요.” 목정침은 운전석의 진락을 흘끗 쳐다보더니 말했다. “진락은 사람 아닌가?” 온연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진락이야말로 가만히 있다 총을 맞았으니, 얼마나 견디기 힘들지 가늠도 되지 않았다. 그나저나… 방금 목정침이 농담을 한 건가? 차 안, 목정침은 눈을 감고 정신을 가다듬었다. 피곤함이 극에 달한 듯하였다. 온연 역시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니 마음이 가라앉았다. 탕위엔이 떠오르기까지 했다. 꼬맹이가 밥은 먹었는지, 마당이 춥지는 않은 지 궁금해졌다. 그때 다급한 벨소리가 울려 대기 시작하였다. 이는 온연의 것이 아니었다. 목정침의 벨소리였다. 목정침은 눈을 감은 채 전화를 받았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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