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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장

교장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목대표님…그건 특이, 특이, 특이 케이스에요. 그 교수는 그냥 시간강사에요. 제가 바로 내쫓을게요." 목정침은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불타오르는 그의 눈빛이 그의 분노를 암시해 주었다. "시간강사요? 지어내시기도 잘 지어내시네요." 교장의 말에 진몽요가 냉소했다. 교장은 어이가 없었다. "진몽요 학생, 오지랖 그만 부리세요. 학생이 학교 일에 대해서 뭘 안다고!" 진몽요는 인상을 찌푸렸다. 반박하려던 그 순간 의사가 걸어 나왔다. "누가 환자분 보호자세요?" "저요." 진몽요랑 목정침이 동시에 대답했다. 목정침의 목소리를 듣자 진몽요는 조금 의아해졌다. 온연의 오빠랑 연락이 안 돼서 보호자 노릇을 하려 했는데, 목정침은 대체 어디서 튀어나온 거지? 의사는 보호자로 더 '믿음직'스러운 목정침에게 온연의 상황을 설명했다. "큰일은 아니고요, 위염이에요. 아직 어린데 몸이 엄청 약해요. 음식 주의하시고, 몸보신 좀 시켜주세요. 링거 다 맞고 가시면 됩니다." 목정침은 담담히 '네'라고 대답하고는 응급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아직 깨어나지 않은 온연은 조용히 침대에 누워있었다. 헝클어진 긴 머리가 조금 지저분해 보였다. 차가운 수액이 얇은 혈관을 타고 그녀의 몸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그녀의 손등에는 혈관이 선명하게 보였고, 몸은 하얗다 못해 창백했다. 그녀가 언제 이렇게 허약해진 건지 그는 알지 못했다. 진몽요가 목소리를 내리깔며 그에게 말했다. "연이는 부모님이 없어요. 피 한 방울 안 섞인 오빠가 있는데 자기한테 신경조차 안 쓴데요. 한겨울에 찬물에, 식은 찐빵이나 먹고 다니는데 위염이 안 걸리고 배겨요?" 목정침의 낯빛이 점점 안 좋아지는 걸 그녀는 미처 보지 못했다. 은하수가 담긴듯한 그의 눈에 복잡 미묘한 감정이 차올랐다. "요즘 그 오빠라는 사람이 집에 돌아와서 매일 꼬박꼬박 집에 가던데. 데리고 나가서 맛있는 거도 못 맥이게 하고, 어디 아픈 거 아니에요?" 진몽요가 계속 주절댔다. "아프긴 해." 그의 말투에 조롱이 섞여있었다. "그리고?" 진몽요의 말문이 터져버렸다. "온연이 안지 3년이나 됐는데, 3년 동안 옷 한 벌 사는 걸 본 적이 없어요. 누가 보면 거지인 줄 알겠어요! 중학교 때부터 하루에 알바를 4개나 하면서 궂은일 마다하지 않고 일했어요. 한여름에는 전단지 돌리고, 한겨울에는 식당에서 그릇 닦고, 나는 진짜 생각만 해도 마음이 아파요!" "본인이 안 챙기면 말지, 왜 다른 사람도 못 챙겨주게 하는 건데요? 지금은 알바도 못해서 더 못 지내요. 말하다 보니까 화나네! 한겨울에 자건거나 타고 다니고, 그림 그린다는 애가 손이 얼어서 상처투성이라고요." 목정침은 가볍게 숨을 들이 마셨다. 그의 눈동자에서는 무언가가 흐릿하게 흐르고 있었다. "챙겨줘서 고마워요." 진몽요는 갑자기 불편해졌다. "하나밖에 없는 친구인데 당연히 챙겨야죠. 걔 오빠가 조금이라도 잘해줬으면 좋겠어요. 본인이 못해주면 다른 사람이 챙겨주는 거 막지라도 말든가. 너무 심하잖아요. 길에서 만나면 한대 패줄 거야 내가!" 재잘대던 그녀를 본 교장은 혹시나 그녀가 무슨 말을 잘못할까 봐 두려웠는지 그녀를 끌고 나갔다. "가자, 여긴 목대표님이 있으니까 걱정 안 해도 될 거 같다. 목대표님처럼 이렇게 좋은 사람이라면 분명히 가족이랑도 연락될 거야. 쉬는 거 방해 그만하고, 병원비는 내가 이미 학교 대신해서 냈어." 목정침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모두 떠난 후 그는 온연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 "대체 왜 나한테는 말해주지 않는 거야? 왜 그렇게 처량하게 살고 있는 건데? 뭘…그렇게 고집부리고 있는 거야?" 얼음장처럼 차가운 그녀의 손을 잡으며 그가 말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중얼거리는 목소리에 온연이 눈을 떴다. 눈 뜨자마자 그녀는 이글거리는 두 눈이랑 마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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