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9장
진료실을 걸어 나오자 그녀는 발을 빼기 시작했다. “저 이제 괜찮은 것 같아요. 진락, 저 병 안 볼래요. 이제 가요.”
진락은 그녀가 주사를 맞는 걸 무서워하는 줄 알고 그녀를 위로했다. “괜찮아요. 고작 피검사일 뿐인걸요. 한번 따끔하는 거에요.”
온연은 말문이 막혀버렸다. 혈액검사과로 걸어들어온 그녀는 뚫어지게 간호사를 쳐다보았다. 다른 사람의 혈관으로 주삿바늘이 들어가더니 두 개의 시험관으로 선홍색의 피가 가득 채워졌다.
진락은 습관처럼 중얼대기 시작했다. ‘무서워하는 거 같지도 않은데… 아깐 왜 그렇게 움츠려 있었던 거지?’
혈액검사결과는 아주 빠르게 나왔다. 진단서 위에 빽빽하게 쓰여 있는 숫자를 그녀는 알아보지 못했다. 진단서를 들고 진료실로 돌아갔을 때 진락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사모님, 전화 좀 받고 오겠습니다.”
의사는 진단서를 받아 한번 훑어보더니 그녀에게 말했다. “임신이네요.”
그녀는 온몸의 피가 거꾸로 솟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녀의 손발이 차가워지기 시작했다. “확실한 건가요?”
그녀의 어두운 표정을 본 의사가 차갑게 말했다. “낙태를 하실려면 예약하시고 지우셔도 됩니다. 아직 얼마 안 됐을 때. 아이 낳으실 생각 없으시면 이렇게 대책 없이 임신하지 마세요.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도 고생이니까.”
한참을 침묵하던 그녀는 마침내 입을 열였다. “아이만 건강하다면 낳을게요.”
그녀가 바라던 바였다… 목정침이 그렇게 말했었다. 아이만 낳아준다면 떠나게 해준다고… 분명 자유랑 이렇게나 가까워졌는데 왜… 전혀 기쁘지 않은 거지?
그때 전화를 다 받은 진락이 걸어 들어왔다. “선생님, 검사 결과는 어떤가요?”
의사가 진단서를 그에게 내밀며 막 말을 하려던 참에 갑자기 온연이 먼저 선수를 쳤다. “임신 아니래요. 오늘은 너무 늦었어요. 제가 내일 혼자 위 검사해볼게요!”
의사는 조금 의아했다. 간곡한 눈빛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온연을 보자 의사는 잠시 침묵했다. “돌아가서 위장에 좀 신경 쓰세요. 굶지 마시고요. 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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