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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8장

아택은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몰랐습니다. 도련님께서 저를 경계하셔서 늘 선을 그으셨습니다.”   어르신은 그 말을 믿지 않았다. “아택아, 난 널 정말 좋게 봤어. 그러니까 나한테 거짓말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이제 넌 예전과는 다르게 가정도 있잖아…   아택은 미간을 찌푸렸다. “어르신, 전 정말 몰랐습니다. 어르신을… 배신한 적도 없었습니다.”   여기까지 들은 국청곡은 망설이다가 그들에게 다가갔다. “할아버지, 저 따로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어요.”   국청곡을 보자 어르신은 자상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 와서 내 말동무 좀 되어줘. 아택, 넌 일단 가 봐.”   아택은 국청곡에게 감사의 눈빛을 보낸 뒤 자리를 피했다.   국청곡은 바로 본론을 꺼냈다. “할아버지, 군작씨가 속인 건 그 사람 잘못이에요. 진몽요씨한테 손쓰시려던 계획도 제가 말해줬고요. 저는 그 사람이 기분 안 좋은 모습을 보고싶지 않았어요. 다 제 잘못이에요. 제가 안 말했다면 저렇게 되지 않았겠죠. 이제 저 사람이 하나뿐인 손자이고, 예가네 유일한 후계자잖아요. 화 푸시고 병원에서 치료받을 수 있게 해주세요. 아니면 저 다리 정말 망가질지도 몰라요.”   어르신은 예군작이 진짜 예군작이 아니라는 얘기는 꺼내지 않고 물었다. “넌 군작이 다리 멀쩡했던 거 알고 있었지?”   국청곡은 찔리는 마음에 고개를 숙였다. “네… 죄송해요.”   어르신은 웃고 있었지만 그 웃음 뒤엔 다른 속셈이 숨겨져 있는 거 같았다. “이 일은 너가 신경 쓰지마. 내가 다 계획이 있어. 군작이가 말을 안 듣는데, 내가 어떻게 가만히 있어? 안전장치가 있어야 나도 마음이 놓이지.”   국청곡은 용기 내서 말했다. “저는 다른 것 때문이 아니라 남은 생을 장애인이랑 살고 싶지 않을 뿐이에요. 만약 정말 저 사람이 제대로 못 걷게 된다면 전 차라리 이혼 할래요. 그때 저는 그 사람이 장애가 없는 걸 알고 결혼하겠다 한 거였어요. 결혼 전에 그 사람 다리 때문에 저희 집에서도 말이 많았고요. 제 말이 좀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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