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2장
그 생각이 들자 진몽요는 복도 끝으로 걸어가 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한참이 지나서야 전화가 연결됬다. 전화를 받는 전지의 말투는 무척 냉랭했다. “무슨 일이야?”
진몽요는 지금 그의 태도가 어떤지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만약 그가 겉으로만 차갑고 속으로는 따뜻한 사람이라면 그녀는 그를 받아들일 수 있었다. “고마워.”
전지는 노트북 화면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가 무슨 말을 하는건 지 생각해 보지도 않고 그가 대답했다. “뭐가?”
그녀의 의지와 상관없이 그녀의 입꼬리가 씰룩거리기 시작했다. “시치미 떼지마. 네가 우리 아빠 병원비 기부해 준 거지? 뭐하러 익명으로 했어? 요즘 냉랭하게 굴어서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요즘 집에 일이 너무 많아서 신경을 못 썼어. 화내지 마. 시간 나는 대로 찾으러 갈게.”
그녀의 말에 전지는 눈살을 찌푸렸다. 무심결에 자신이 한 게 아니라고 부인하고 싶었지만 입 밖으로 말이 나오지가 않았다. 그의 집중력이 노트북에 몰려 있어 대답할 겨를이 없었다. “바빠서 끊을게.”
…
목정침이 목가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자정이 넘는 시간이었다. 이미 잠이 들었던 온연은 아래에서 들리는 차소리에 그만 잠이 깨버렸다.
요즘 계속 이런 상태가 반복된다. 깊게 잠들지 못하고 작은 소리에도 잠이 깨고.
안방 문이 누군가로 인해 갑자기 열려버렸다.
그녀는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 J시 호텔방에서 들었던 목소리가 자꾸 머릿속에 맴돌았다. 자신이 왜 이런 일을 신경 쓰고 있는지 그녀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방으로 들어온 목정침은 바로 욕실로 들어갔다. 그는 사워를 끝낸 뒤 바로 집을 나섰다.
밤새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그녀는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다음날 그녀가 아침을 먹으러 거실로 내려갈 때 마침 목정침도 서재에서 나왔다. 그들 사이에는 아무런 교류도 없었다.
그녀는 핸드폰을 들어 그에게 문자를 보냈다. ‘저 오늘 병원에 몽요 아버님 뵈러 가요.’
목정침은 문자를 확인했지만 답장을 하지 않았다. 그의 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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