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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0장

문자를 받은 경소경은 빛의 속도로 집에 왔다. “엄마, 왜 또 이 사람 데려왔어요? 맨날 이렇게 많이 먹이는 것도 안 좋아요.”   하람은 불쾌한 듯 말했다. “너가 나보다 잘 알아? 내가 몽요한테 주는 건 다 영양분이 가득해서 살찌는 음식이 아니야. 난 통통한 손자를 안고 싶다고!”   경소경은 어이가 없었다. “만약에 손자가 아니라 손녀면요?”   하람은 당황했다. “손녀? 손녀나 손자나 다를 게 뭐야? 어차피 우리 경가네 사람일 텐데, 딸이면 얌전하고 좋지 뭐. 남녀 쌍둥이가 제일 좋지만.”   진몽요는 마음이 심란했다. 매일 하람이 손자 타령하는 걸 듣고 있으면서, 만약 정말 딸을 낳게되면 드라마처럼 태도가 달라지지 않을까? 그녀는 상상하기 싫었고, 경소경의 손을 잡고 소파에서 일어났다. “엄마, 전 소경씨만 먼저 가 볼게요. 이따가 비 올 것 같아서, 빗길에 운전하면 위험하잖아요.”   하람은 그들을 보내기가 아쉬웠고, 특히 진몽요와 뱃속의 아이를 떠나보내기 싫었다. “밥 먹고 내일 가. 어차피 내일 출근도 안 하잖아. 그렇게 하자. 소경아, 가서 요리해. 몽요가 좋아하는 걸로.”   하람의 견고한 태도에 경소경은 진몽요의 손등을 두들겼다. “내일 가죠 뭐. 난 요리 할게요, 이따가 너무 배부르면 좀 덜 먹으면 돼요. 배고파지면 또 내가 뭐 해줄게요.”   진몽요는 소리 없이 울었다. “알겠어요…” 어차피 경소경이 옆에 있으니 없는 것보단 마음이 편했다.   수다를 떨다가 하람은 임립을 언급했다. “립이가 좋은 청년이었는데 어린 나이에 떠나 버렸네. 예전에 소경이가 정침이랑 립이랑 제일 친했었거든. 요즘 쟤도 많이 초췌해졌어.”   진몽요는 얼른 조용히 하라는 손짓을 했다. “쉿… 엄마, 작게 말해주세요. 소경이 안 그래도 심란한데 이 얘기 들으면 또 마음 아파할 거예요.”   하람은 입술을 문질렀다. “나도 알아, 주방에 있으니까 그냥 얘기한 거지. 몽요야, 여기 들어와서 살기 싫으면 주말에라도 와. 소경이가 널 챙겨주는 게 영 마음이 안 놓여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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