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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8장

온연은 대문 비밀번호를 눌렀다. “당연히 돼죠.” 큰 대문이 서서히 열리고 서예령은 감사인사를 한 뒤 집안으로 들어왔다. 분명 처음 왔을 텐데, 길이 익숙해 보였고, 온연이 하루 종일 집에만 있지 않았더라면, 서예령이 처음 온 게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할 뻔했다…   그녀가 생각에 잠긴 채 집에 들어왔을 때 서예령은 이미 윗층으로 올라갔다. 온연은 서재에 염탐하러 가지 않고 조용히 거실에서 기다렸다. 약 5분 정도 지나자 서예령이 내려왔다. “사모님, 그럼 저는 가보겠습니다.”   그녀는 빙긋 웃었다. “야근한다고 하니 더 붙잡고 있진 않을 게요. 데이비드 한테 나 대신 물어봐줘요. 이런 중요한 서류마저 인턴한테 시킬 정도로 바쁜 거냐고요. 완전 인턴 괴롭히는 거 아닌가요?”   서예령은 어느정도 그 의미를 눈치 채고 표정이 살짝 굳었다. “어… 괜찮습니다. 열심히 하면 돌아오는 것도 있을테니까요. 저는 힘든 것도 다 괜찮아서 괴롭힘 당하는 것 같지 않아요.”   이 대답은 살짝 돌려말하긴 했지만 나름대로 잘 위기를 넘겼다. 온연은 비록 서예령이 이제 막 입사한 직원이어도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아이가 아니라는 걸 느꼈다.   서예령이 떠나고 그녀는 한참동안 창밖을 보다가 아이를 안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서재에 들어가자 그녀는 옅은 담배연기를 맡았다. 냄새가 심하진 않았지만 비흡연자로써 쉽게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그녀는 창가로 가서 굳게 닫혀 있던 커튼을 치고 창문도 살짝 열었다. “언제까지 그럴 거예요? 나도 임립이 떠나서 마음 아픈 건 알지만… 됐어요, 이런 얘기 안 할래요. 담배 적당히 펴요. 어렵게 끊었는데, 어차피 몸에 해로운 거잖아요.”   목정침은 등받이에 기대어 숨을 쉬었다. “몇 개밖에 안 폈어… 애 데리고 나가, 여기 공기 안좋아. 이따가 방 들어가서 바로 잘 거야. 졸려. 밥은 안 먹을 거니까 알아서 챙겨 먹어.”   온연은 왠지 모르게 무력해진 기분이었다. 그녀는 평소처럼 그의 사소한 얘기들을 듣고, 같이 진몽요와 경소경의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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