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장
“한 달 전에 난 이혼서류에 사인했고 당신도 사인했어. 그러니까 오늘부터 우리 둘 다 자유의 몸이 된 거야. 나 갈게. 나 찾지 마. 당신이 좋아하는 유세정 씨와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랄게. 당신도 앞으로의 내 인생이 찬란하고 행복할 수 있도록 축복해 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강윤빈에게는 청천벽력이었다.
그는 제 귀를 의심하기 시작했고 입술이 파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내가 언제 사인했다는 거지? 우리가 언제 이혼했다고?’
손에 들고 있던 카메라가 떨어지면서 협탁에 있던 서류가 그의 다리 위로 떨어졌다.
큼지막하게 쓰인 이혼협의서라는 다섯 글자가 그의 시야에 들어왔다.
재빨리 그것을 집어든 그는 마지막 페이지에서 노은정의 사인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녀의 이름과 조금 떨어진 곳에 그의 사인도 있었다.
그에게는 너무도 익숙한 필체였다.
궁서체로 쓴 그의 이름 세 글자, 강윤빈!
그 순간 어렴풋이 그날의 기억이 떠올랐다.
로펌에서 우연히 만났던 날, 노은정은 그를 찾아 사인하러 왔다고 둘러댔지만 사실 상 경로를 보면 위층에서 내려왔을 것이다. 그리고 마침 2층에 엄 변호사의 사무실이 있었다.
엄 변호사가 재산분할 합의서를 그에게 대신 전해달라고 했던 날, 그녀는 그를 보고 확연히 당황한 눈치였다.
한 달 동안 집에서 없어진 물건들을 떠올려 보면 모두 그녀의 것이었다.
그리고 새 집의 배치까지, 강윤빈은 이 모든 것이 그녀가 미리 계획한 것이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등잔 밑이 어둡다더니 그의 눈 밑에서 이렇게 큰 거짓말을 하고 조용히 이혼서류만 놓고 홀로 떠나 버리다니!
사실관계가 명확해지자 참을 수 없는 분노와 초조함이 그를 엄습했다.
그는 이혼협의서와 카메라를 들고 미친듯이 차에 올라 로펌으로 향했다. 2층에 도착한 그는 곧장 엄 변호사의 사무실로 들어가 그의 앞으로 이혼서류를 집어던졌다.
“이 협의이혼건, 엄 변이 맡은 거 맞지?”
무척이나 초조해 보이는 그의 모습에 엄 변호사는 찻잔을 내려놓고 서류를 한번 훑었다.
“그래, 맞아. 내 사건. 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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