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장
“시아야, 내가 사과할게. 어젯밤엔 내가 잘못했어. 너에게 술을 먹이는 게 아니었는데...”
그 일을 마음에 둔 적도 없었기에 김시아는 고개를 흔들며 느슨하게 입을 열었다.
“괜찮아요.”
김시아가 쉽게 넘어가 주자 심아준은 안도했다. 다행히 김시아는 말이 잘 통하는 사람이었고 심아준에게 화도 내지 않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심아준은 진우주에게 또 혼이 났을 것이다.
기분이 좋아진 그는 입단속에 소홀해졌다.
“근데 시아는 술을 마시면 엄청 야생적이고 거칠던데...”
심아준이 말을 끝마치기도 전에 진우주는 싸늘한 눈빛을 보내 그의 입을 틀어막았다.
그러나 이미 심아준의 말을 들어버린 김시아는 진지한 얼굴로 눈동자를 들어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내가 술에 취하면 얌전하지 않아요?”
김시아가 얌전하다는 단어를 단단히 오해하고 있는 듯해 심아준이 술에 취한 김시아가 얼마나 난폭한지 설명하려는 때, 진우주가 낮게 웃었다. 듣기 좋은 웃음소리가 찬찬히 울려 퍼졌다.
“넌 술 취했을 때도 얌전해.”
심아준은 할 말을 잃었다.
진우주가 이런 말을 어떻게 입 밖으로 꺼낼 수 있는 것인지 믿을 수가 없었다.
‘얌전하긴 개뿔! 아직도 엉덩이가 얼얼한데!’
“점심은 먹었어?”
진우주의 관심 어린 다정한 질문에 김시아는 솔직하게 고개를 저었다.
“아직 안 먹었어.”
진우주는 웃음기를 머금은 눈빛으로 김시아를 바라보았는데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유혹적이었다.
“오빠랑 같이 먹을까?”
진우주는 또다시 사람을 홀려 간을 빼먹고도 남을 법한 여우 같은 모습을 보였다.
김시아는 나중에 김은준이 데리러 왔을 때 자신을 찾지 못할 것이 걱정되어 거절하려 했지만 진우주와 시선이 마주친 순간, 어찌 된 영문인지 입술을 깨물며 허락하고 말았다.
“형, 나도 아직 점심 못 먹었는데 같이...”
말을 하며 돌아선 심아준은 진우주가 김시아를 데리고 어느새 멀리 가버린 것을 발견했다. 심아준을 챙기려는 생각이 아예 없어 보였다.
심아준은 극심한 분노에 오히려 웃음이 나왔다.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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