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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그럼 그냥 나랑 같이 살래? 나 혼자 살기엔 너무 크기도 하고, 같이 살면 집세를 좀 아낄 수 있을 거 같은데?" 임동현도 자신이 왜 이런 말을 꺼냈는지 몰랐다. 심지어 임동현은 조현영과 안 지 이틀밖에 안 됐다. 이렇게 갑자기 같이 살자고 하면 당황스럽겠지만, 그가 먼저 말을 꺼냈고, 마음속으로 은근히 기대했다. 하지만 임동현은 잘 몰랐다. 그는 예전에 강선미와 연애를 할 때 자존감이 굉장히 낮았고, 발언권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조현영과 함께 있으면 달랐다. 조현영은 무슨 말을 하든 항상 임동현 위주로 했고, 무언가를 하기 전에 그의 의견을 물어봤다. 어떤 남자가 자기가 중심이 되는 것을 안 좋아할까? 그래서 임동현은 조현영의 태도와 대화법에 편안함을 느꼈고, 무의식적으로는 조현영과 함께 있는 것을 좋아했다. 조현영은 잠시 머뭇거리며 "이렇게 하는 게......맞아?"라고 물었다. 말로는 이렇게 말했지만 속으론 엄청 설렜다. 이사만 오면 임동현을 얻는 셈 이였다. 그녀는 임동현이 다른 의도가 있는지에 대한 걱정은 전혀 하지 않았고, 오히려 의도적으로 임동현을 유혹할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조현영은 어려서부터 깐깐했다. 그녀는 고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쭉 학교 퀸카이었고, 그녀를 쫓아다니는 사람이 엄청 많았다. 그 중에는 학교 킹카와 돈 많고 힘 있는 재벌 2세들도 있었지만, 모두 그녀에게 거절당했다. 조현영은 아직 연애 경험이 없지만,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냥 평범한 남자를 만나 평생을 살 거였으면 진작에 연애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가치를 실현하고, 자신과 가족의 운명을 바꾸고 싶어했다. 그녀의 삶의 가치를 실현시켜줄 수 있는 사람의 입장으로 써는 다른 사람을 거친 사람과 거치지 않은 사람은 하늘과 땅의 차이였다. 그래서 그녀는 연애하지 않고, 이날만을 기다렸다. 그녀의 삶의 가치를 실현해줄 수 있는 사람은 바로 임동현이 였다. 임동현이라는 큰 나무에 올라가기만 하면, 그녀는 나무 꼭대기까지 올라갈 필요없이 첫 번째 가지까지만 올라가면 충분했다. 그녀는 임동현 같은 재벌 2세랑 결혼할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왜냐하면,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비슷한 집안사람끼리 결혼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자신의 위치를 잘 알았고, 이미 이렇게 된 이상 평생 결혼을 하지 않아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까 임동현이 같이 살자고 했을 때 너무 행복해서 어떻게 반응을 해야 할지 전혀 몰랐다. 임동현은 "안 좋을게 뭐가 있어! 어차피 나도 이렇게 큰 집에 혼자 못살아. 누나 만약 남자친구가 있으면 이 말 취소 할게. 괜히 쓸데없는 오해 생기잖아" 라고 말했다. 주현영은 임동현이 오해할까 봐 다급한 목소리로 "아니야! 내가 남자친구가 어딨어.. 사실 너가 하는 말 아무렇지 않은데, 내가 모태솔로 이기도 하고, 이렇게 되면 너가 너무 귀찮아 질까 봐 그 생각 하고 있었어”라고 말했다. 연애 안 해봤다고? 말이 안되는데?! 임동현은 속으로 생각했지만 "아냐 괜찮아. 나 시끄러운 거 좋아해. 이렇게 큰 집에 혼자 사니까 좀 허전하더라고.. 만약에 누나 안 오면, 학교 친구들 불러서 놀면 돼." 라고 말했다. "동현이가 오라고 하니까 나야 고맙지, 그럼 내일 바로 들어올까?" "그래 그럼 들어오는 거지? 내가 도와줄 거 있어?" "아니야, 나 혼자 할 수 있어. 짐이 별로 없거든." 임동현은 "알겠어! 지금 좀 방 좀 둘러보면서 이 층에 맘에 드는 방 있는지 보고 골라봐."라고 말했다. “현영 누나, 저번에 나랑 수영하자고 하지 않았었나? 이 층에 수영장 있으니까 아무 때나 하자.” 조현영은 "좋지! 우리 지금 바로 갈까?"라고 말하며 임동현을 유혹했다. “크흠……아냐 담에 가자” 임동현은 처음부터 조현영의 대화 상대가 안 된다는 것을 알았다. 게다가 조현영이 반쯤 누워 애교를 부리는 모습은 천생 적으로 타고 난 것 같았다. 조현영은 일어나 임동현에게 다가가 허리를 굽히고 그의 귓가에 바람을 불며 "동현아 언제든지 불러도 돼! 나 수영복 이미 샀는데, 아직 아무한테도 안 보여 줬어"이라고 말했다. 임동현은 조현영 때문에 온몸이 달아올랐다. 이 여우를 그대로 바닥에 눕히고 싶었지만, 그는 자신을 감정을 억제하고 일어서며 "누나, 좀 더 둘러보고 있어, 나 위층으로 올라가서 뭐 좀 가져올게, 좀 이따가 호텔로 돌아가자."라고 말했다. 임동현은 새빨개진 얼굴로 말을 둘러대며 계단을 올라갔다. 그는 정말 참을 수 없었다. 그는 지금 조현영에게 같이 살자고 한 것이 완전히 잘못됐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매일 이렇게 유혹한다면 누가 참을 수 있을까? 이것은 그냥 죽으라는 소리 아니야? 조현영은 그 자리에서 실실 웃었다. 그녀는 임동현이 너무 귀엽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녀는 임동현이 숙맥이라고 확신했다. 근데 임동현 같은 갑부가 숙맥이라고? 그걸 누가 믿어? 혹시 임동현 거기에 문제가 있나? 에이 설마! 진짜면 내 강점이 사라지잖아? 나 그럼 또 무슨 방법으로 꼬셔야 하지? 아닐꺼야…아닐꺼야... 조현영은 속으로 자신을 위로했다. 임동현이 조현영의 생각을 알았더라면 그녀를 바로 침대에 자빠트렸을 것이다. 근데 그런 그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다니? 정말 모욕이 아닐 수가 없다. 그는 꼭대기 층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침실로 들어왔다. 그는 조현영을 피해서 위 층으로 올라왔지만, 그녀는 너무 매력적이어서 가만히 둘 수 없었고, 전혀 거부감이 들지 않았다. 핸드폰을 꺼내서 인스타그램을 켰다. 자신이 어제 업로드한 강변 야경을 올린 피드를 보니 뜻밖에도 백여 개의 댓글이 달려 있었다. 임동현은 댓글 몇 개를 보았는데, 대부분 그를 비꼬는 댓글이었다. 친한 친구 몇 명만 답장을 보냈을 뿐, 여기 집을 샀는지 아무도 묻지 않았고, 말을 해도 믿을 사람이 없었다. DM을 켜자 여러 명이 그에게 메시지를 보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최유진에게 아침 안부인사가 와있었다. 또 하나는 그의 사촌 여동생이 보낸 것인데, 그의 처제 집안의 큰딸인 왕민은 그보다 두 살 어린 대학생 1학년이다. 그들은 사이가 아주 좋았다. 고등학교 1,2학년은 그의 이모 집에서 살았고, 고등학교 3학년 때는 그의 고모 집에서 살았다. 고등학교 3학년 때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도 하고 장난꾸러기 막내아들이 있어 공부에 지장이 생길까 봐 고모 집으로 이사했다. 고모 집에는 임동현보다 두 살 많은 딸이 있었고, 지금 그녀는 졸업해서 일하고 있다. 왕민: "동현오빠, 이거 어디서 찍은 사진이야? 너무 예쁘다!" 임동현은 보낸 메시지를 취소했다. 임동현: "강성에서 찍은 사진이야, 마음에 들면 방학 때 놀러 오면 형이 구경 한번 시켜 줄게." 왕민: "진짜로? 거짓말하지 마" 임동현: "진짜야. 내가 너 속인 적 있어?" 왕민: "좋아, 그럼 방학 때 놀러 갈게." 임동현: "OK" 왕민: “동현오빠, 나 요즘 밤마다 아프리카 tv에서 방송하고 있는데 할 거 없으면 와서 응원이나 해줘!” 임동현: "꼬맹아, 너 방송도 할 줄 알아?" 왕민: "오빠, 너무 무시하는 거 아냐? 나랑 같이 사는 룸메이트 네 명 다 방송해. 나름 재미도 있고 생활비도 좀 벌 수 있어" 임동현: "그럼 오늘 밤에 들어가서 보고, 인기 좀 올려 줄게." 왕민: “맞다, 오빠 아직도 아르바이트해? 내가 저번 달에 방송해서 60만 원 정도 벌었는데, 엄마한테 용돈도 30만 원 받았어. 이따가 40만 원 보내줄게! 나중에 강선미 언니랑 같이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 임동현은 이 메시지를 보고 감동을 받았다. 비록 고등학교 3학년 때 이모네 집을 떠난 후 좀처럼 만나지 못했지만, 마음은 여전히 거기에 있었다. 임동현: "괜찮아, 그 돈으로 너가 사고 싶은 예쁜 옷 많이 사! 방학 때 강성에 오면 오빠가 서프라이즈 해줄게.” 왕민: "서프라이즈?" 임동현:"비밀!" 왕민:"짜증나! 오빠랑 말 안해. 수업 들으러 갈 거야. 빠이!" 임동현:"빠이!" 잠시 후 임동현은 왕민이 자신의 계좌로 40만 원을 보낸 것을 확인했다. 임동현은 고민 끝에 그 돈을 받기로 했다. ‘이따 저녁에 오빠가 선물 천 배 만 배 더 큰 선물 쏴 줄게.’ 임동현은 아래층으로 내려가 조현영에게 열쇠를 건네 주었다. 임동현은 이미 말을 꺼낸 이상 그 말을 지켜야 했다. 만약 정말로 감당이 안되면 여기서 같이 살지 않으면 된다. 돈이 많으니까 집 한 채 더 사는 건 문제 될 게 없었다. 그는 두 사람이 남녀 친구 관계를 확립하기 전에는 아무것도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고, 책임감 있는 남자가 되고 싶어했다. 그리고 두 사람은 함께 골든 호텔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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