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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화

진서형은 이때 치열한 격투를 벌이는 중이었다. 지금 떠나면 진씨 가문의 큰 도련님이자 태자당 8대 천왕으로서 체면이 구겨질 게 뻔했다. 안 떠나기에는 강산이 그렇게 강한 말투로 말하는 걸 처음 본 진서형이었다. 강산은 진서형의 곁을 지킨 지 오래되었고 진서형을 해칠 리 없었다.. 어떡할까? 떠나야 하나? 떠나지 말아야 하나? 진서형은 룸 안에 있는 사람들을 훑어보았다. 담담한 표정을 지은 임동현을 제외하고 다른 사람들은 아직 놀란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한 듯하였다. 호랑이 리스트 고수들의 싸움은 확실히 놀라웠다. 임동현은 감탄하는 동시에 속으로 동경하기도 하였다. 진서형은 아직 갈 수 없다고 생각했다. 육성민을 죽이지는 않더라도 평생 기억하도록 훈계할 작정이었다. 만약 오늘 물러선다면 체면도 체면이지만 심경에 영향 주기도 했다. 진서형은 이미 최고 고수였고 호랑이 리스트에 오르려면 용왕매진하는 결심이 필요했다. 가장 중요한 건 진서형은 아무도 자기를 죽일 수 없고 심지어 아무도 자기에게 중상을 입힐 수 없다고 생각했다. 서울 진씨 가문의 큰 도련님이었던 진서형은 그런 자신감이 있었다. 강성에는 아직 진씨 가문의 분노를 감당할 만한 세력이 없었다. 육씨 가문도 안 되고 다른 가문은 더욱더 그럴 수 없었다. 육성민이 총을 겨눌 때도 강산을 향해 겨누었지 진서형을 향해 겨누지 못했다. 이게 바로 막강한 빽을 가진 좋은 점이었다. 진서형은 다른 사람을 죽일 수 있었지만 다른 사람은 진서형을 죽일 수 없었다. 여기까지 생각한 진서형은 오른손으로 힘껏 칼을 앞으로 내밀어 육승연을 찌르려고 했다. 그러나 아무리 힘을 써도 칼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이게 웬일인가??? 이게 어떻게 된 일이란 말인가??? 온 힘을 다해도 임동현의 두 손가락 힘보다 못하다니? 강산도 진서형이 떠나지 않을 거라는 것을 보아낼 수 있었다. 진서형이 가지 않겠다고 하니 강산도 어쩔 수 없었다. 강산은 진서형을 보호하러 왔을 뿐이었다. 그는 단지 진씨 가문의 명성이 진서형을 지켜주기를 바랐다. "도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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