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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장

임시월은 그제서야 입꼬리가 올라가 있었다 “엄마! 지금 나하고 육진우를 맺어주려는 거야?” 육진우의 훤칠한 몸매와 준수한 외모를 떠올리고 난 임시월은 얼굴에 붉은 기운이 솟아올랐다. 고상준보다 훨씬 더 잘생긴 건 물론이고 육신 그룹의 대표인 육진우는 고상준이 비할 바가 못 된다! “그래! 아버지 생일에 임지연은 무조건 참석할 거고 육진우도 임지연의 남편이니까 함께 와야 할 거야. 내가 잘 알아서 준비해 놓도록 할게. 넌 예쁘게 단장하면 돼.” 정순자는 나지막이 달래주었다. 임시월이 육씨네 집안하고 연을 맺으면 평생 동안 호화로운 인생을 누릴 수 있다! 정말 육진우 침대에 기어오르면 정부인은 못 돼도 육씨네 집안의 세력으로 결코 그녀를 푸대접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아는 임시월은 잔뜩 들떠 있었다 “알았어! 고상준하고 당장 이혼할게!” 식당 아래. 임지연의 반박으로 인해 식사 분위기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미담은 억지 웃음을 지어내며 육진우한테 말을 건넸다. “선배! 계약은 다 체결했고 다음 주면 프로젝트가 시작될 건데 같이 갈래요?” 육진우가 답했다. “갈 거야.” 윤미담한테 은혜를 보답하려고 합작을 도모한 건 맞지만 솔직히 윤미담이 내놓은 방안 또한 해성시 최고였었다. “그럼 전 이만 가볼게요. 막 귀국해서 회사에 처리할 일들이 남아있거든요.” 윤미담은 손을 흔들며 자리를 떠나버렸다. 임지연은 그제서야 입을 열었다. “저 사람 당신한테 마음 있어요.” 육진우는 알고 있다는 눈치였다. “알아.” “그래서 일부러 날 데리고 온 거예요” 임지연의 맑은 눈동자가 임진우한테 고정이 되었다. 육진우는 빙그레 미소를 짓고 있었다. “왜 그렇게 생각해? 어쩌면 내가 널 좋아하는 걸 수도 있잖아.” 그녀는 표정에 깃들었던 감정을 거두고 느릿느릿 입을 열었다. “아까 당신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윤미담 씨가 10억을 주면서 당신을 떠나라고 했어요.” “그럼 내가 20억을 줄 테니까 윤미담이 했던 말은 없던 걸로 해.” 육진우는 주머니에서 블랙 카드를 건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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