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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장

박유나가 자신이 집어준 음식을 먹지 않아도 다른 음식을 먹고 있어 괜찮았다. 그녀는 박유나와 민씨 가문 사람들이 아프길 기다렸다. 소은비는 소은혜의 행동을 눈여겨보며 역시 자신의 생각이 맞았다고 생각했다. 소씨 가문에서는 몸 주인을 아껴주지만 소은혜를 섭섭하게 대하지 않았고 또 그들은 모두 온화하고 성실한 사람들인데 소은혜가 왜 이토록 악랄한지 그녀는 알 수 없었다. “은비야, 야채만 먹지 말고 고기도 먹어야지.” 이 점심 식사는 소은비가 만들었다. 민용수는 이수영과 이야기하다가 소은비가 반찬을 먹지 않는 걸 보고 소은비에게 고기를 한 점 집어줬다. “괜찮아요. 아저씨, 저는 고기를 좋아하지 않아요.” 소은비는 고개를 저었다. 무더운 여름에 밥을 지을 때 기름 연기를 많이 맡은 소은비는 시원한 냉채를 먹고 싶었다. 하지만 어른이 주는 것을 거절할 수 없어 그릇을 앞으로 내밀었다. 기름진 삼겹살을 보고 머리가 아파 난 소은비는 잠시 후 오수미에게 먹겠는지 물어보려고 했다. 기름진 삼겹살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으니 말이다. 그러면서 소은비는 삼겹살을 옆으로 놓았다. 민준혁은 그녀의 이런 행동을 유심히 지켜보더니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 “비계는 나한테 줘.” 그러면서 그는 그릇을 테이블 밑으로 내려놓았다. 소은비는 어리둥절해서 민준혁을 힐끗 쳐다보았다. 그의 옆모습은 준수하고 침착했으며 두 눈에는 사람을 천리밖에서 거절할 것 같은 차가움이 깔려 있어 이 말을 그녀에게 한 것이 맞는지 의심하게 했다. 민준혁은 길쭉한 손가락으로 책상을 두드렸는데 마치 재촉하는 것 같았다. 그제야 소은비는 테이블에 앉아있는 사람들을 둘러보고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자 젓가락으로 비계와 살코기를 분리한 다음 그릇을 테이블 아래로 가져와 민준혁에게 비계를 건넸다. “단장님, 고마워요.” 소은비는 고맙다고 인사했다. 민준혁은 여전히 침착하고 냉랭한 표정으로 비계를 입어 넣고 부드럽게 씹었다. 식사를 거의 끝낼 무렵이 되자 소은비는 일어나 주방에 가서 미역국을 가져와 식탁에 올렸다. 이수영은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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