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장
워낙 성격이 좋은 양명희는 매장 직원이 기다리라고 했을 때 참고 넘어갈 생각이었다. 그러나 매장 직원이 싫은 내색이 가득한 얼굴로 다른 손님과 귓속말을 주고받는 것을 보자 양명희는 두 사람이 자신의 예비 며느리에 대한 험담을 하는 것 같아 더는 참지 못하고 화를 냈다.
“무슨 뜻이에요? 매장에 먼저 들어온 건 우리인데 예쁜 옷은 숨겼다가 다른 손님한테만 보여주고, 이젠 옷을 보려면 기다리라고요? 당장 매장 매니저를 데려와요.”
양명희의 말에도 직원은 겁먹지 않고 오히려 비아냥거렸다.
“제가 일부러 숨겨놓고 보여주지 않는 게 아니라 서강시에서 온 물건은 가장 저렴한 것도 가격이 엄청 높아요. 살 능력은 돼요?”
“카운터에서 계산하는 직원이 우리가 살 능력이 되는지 안 되는지 상관할 자격이 있어요? 이제 보니까 옷을 숨겨두고 매장에 걸어놓지 않는 걸 보면 투기 매매를 하는 거죠? 백화점 직원이라는 신분을 이용해서 개인적으로 서강시에서 옷을 가져와 백화점 옷으로 둔갑해서 파는 거죠?”
방금 전까지 소은비는 자신의 신분이 가정부에 불과해 입을 다물고 있을 수밖에 없었는데 양명희가 먼저 말을 꺼낸 이상 그녀도 더는 참지 않았다.
곧이어 소은비는 뒤돌아 매장 밖을 향해 큰소리로 외쳤다.
“다들 여기와 보세요. 백화점 직원이 투기 매매를 하고 있어요. 서강시에서 몰래 가져온 옷을 버젓이 백화점 옷으로 속여서 팔고 있어요.”
소은비의 말에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매장 직원은 황급히 다가와 소은비를 저지했다.
“헛소리하지 마요. 이 옷들은 전부 서강시에서 백화점으로 직접 들어온 물건이에요.”
“몰래 들여온 옷이 아니면 왜 매장에 옷을 걸어두지 않고 숨겨놓은 거예요? 게다가 옷을 보겠다고 하는데도 보여주지 않고.”
소은비는 계속해서 목소리를 높였다.
“백화점에서 주는 높은 월급을 받으면서 개인적인 돈벌이를 하다니, 얼른 경찰에 신고해서 이런 사람은 잡아넣어야 해요.”
백화점을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각이라 사람이 많지 않았는데 소은비의 말에 어느새 구경꾼들이 모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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