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장
다음 순간 축구공 하나가 민준혁의 등에 세게 부딪혔다.
나무 그늘 밑에서 축구를 하던 몇몇 아이들이 굴러간 공을 줍고는 재빨리 뛰어갔다. 소은비는 그제야 무슨 상황인지 깨달았다.
민준혁이 반응을 조금 더 늦췄더라면 그 공이 정확히 그녀의 얼굴을 강타했을 것이다. 비록 어린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공이지만, 맞았다면 코피가 터졌을 터였다.
“고마워요, 단장님. 괜찮으세요?”
소은비는 고개를 들고 다정하게 물었다.
‘역시 군인이라 그런지 반응 속도가 엄청 빠르네.’
“괜찮아.”
비록 차가운 표정으로 대답했지만, 그의 팔 근육은 긴장감에 혈관이 선명하게 도드라져 있었다.
그리고 소은비의 허리를 감쌌던 손을 재빨리 거두고 다시 일정한 거리를 두었다.
이때 발코니에 서 있던 송민철과 양명희는 거의 몸을 내밀다시피 하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무성한 나뭇잎들이 두 사람의 상반신을 가려 하반신만 보일 뿐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민준혁이 소은비를 끌어안고 공을 피하는 장면을 놓치지 않았다.
“준혁이도 참, 미인 앞에선 장사 없다더니. 은비가 마음에 들었나 봐.” 송 교장도 이 상황이 꽤나 의외였다.
“은비 좋은 애지. 어제 우리 집에 들어올 때부터 마음에 들었어. 게다가 요리도 얼마나 잘하는지.”
“전에 내가 준혁이한테 여자 소개시켜주겠다고 하니까 네가 준혁이 성격이 차가워서 여자들한테 전혀 관심이 없다고 했잖아? 그런데 봐봐, 지금 얼마나 적극적이야. 공까지 대신 맞아주고.”
양명희는 흐뭇하게 웃으며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두 사람이 이렇게 빨리 가까워질 줄은 몰랐네.’
그러자 송민철도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 지었다.
“처음에 왔을 땐 부대에 급한 일이 있어서 빨리 돌아가야 한다고 하더니, 지금은 은비를 숲속까지 데리고 와서는 갈 생각도 안 하고 있네. 부대 규정상 외출 시간을 초과하면 혼나야 하는데 말이야.”
“아까 한 말 이해했어? 대답해 봐.”
민준혁은 꼿꼿하게 나무 아래 서서 손을 살짝 움켜쥐었다.
그의 손에는 여전히 그녀의 부드러운 촉감이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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