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장
소은비도 더 깊게 생각하지 않고 돈을 받고는 민준혁과 함께 집 밖을 나섰다.
두 사람이 나가자마자 송민철은 감귤 주스가 그대로 있는 걸 발견하고 재빨리 쫓아가려 했는데 양명희가 말렸다.
“여보, 준혁이가 은비한테 호감이 있는 것 같아. 그래서 일부러 핑계 둘러대고 두 사람 함께 내보낸 거야.”
송민철은 당연히 못 믿는 눈치였다.
“당신 학교에서 맞선 주선하느라 중독됐어? 누구나 다 한 쌍으로 보여? 은비가 예쁘고 참하고 밥도 잘하는 건 맞지만 민씨 가문이 어떤 집안이야? 준혁이는 심지어 부대에서 최연소 군단장이라 앞으로...”
“아까 옆집이랑 얘기 나눌 때 얼떨결에 은비가 준혁이한테 갈비를 넘겨주는 걸 봤어. 준혁이가 먼저 앞접시를 내밀었다니까.”
양명희는 곧바로 강유력한 증거를 내놓았다.
“정말?”
송민철은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민준혁이 얼마나 차갑고 도도한 성격인지 그가 잘 아니까.
육군사관학교에 다닐 때 수많은 여학생들이 연애편지를 건네면서 그의 꽁무니를 쫓아다녔다. 그중에는 부대 단지의 다른 학교 여대생들도 있었지만 민준혁은 전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내가 직접 봤다니까. 은비가 갈비를 먹기 버거워하는 것 같던데 그걸 준혁이가 바로 알아채고 앞접시를 건넸어. 정말 눈 깜빡할 사이에 지나간 일이야.”
“당신 그렇게 말하니까 나름 일리 있어 보이네. 준혁이 사관학교에 다닐 때 단 한 번도 여학생들에게 그렇게 해준 적 없었어. 옆집에서 오기 전까지 몰래 은비를 훔쳐보더니 그 뒤엔 일부러 시선을 피하는 느낌이더라고.”
“자, 얘기 그만하고 진짜인지 아닌지는 준혁이가 아래층에 내려가서 은비랑 대화할지 지켜보면 될 거 아니야. 내가 일부러 수박 큰 거로 사 오라고 했으니 준혁이가 정말 은비한테 호감이 있다면 분명 수박을 들어줄 거야.”
양명희는 송민철을 이끌고 베란다로 걸어왔다. 이때 마침 두 사람도 밖으로 나왔다.
“단장님, 저는 그럼 수박 사러 갈게요.”
소은비는 그와 인사하고 내리쬐는 햇살을 손으로 가리며 나무 그늘 아래로 걸어갈 예정이었다.
“따라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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