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장
“또 한번은 엄마가 음식을 볶고 있으라고 말하고 잠깐 자리를 비워둔 사이에 하마터면 부엌에 불이 달릴 뻔했다니까요. 그 뒤로 아무도 언니에게 요리를 시키지 않았어요.”
소은혜가 한 말은 전부 사실이다.
시골에서 그것도 여자가 밥을 할 줄 모르는 게 말이 될까?
민용수는 예외라는 표정이었지만 결국 소은비를 믿어주기로 했다.
“은비가 요리할 줄 모르면 송 교장도 남겨두지 않을 거야.”
오수미도 그녀를 위해 한마디 거들었다.
“그럴 리가요? 은비 씨는 뭐든 깔끔하고 빨리빨리 잘해요. 요 이틀 줄곧 저만 도와준걸요. 오늘 아침에도 은비 씨가 옷을 싹 다 빨았어요.”
“그럼 걔가 밥하고 요리하는 걸 본 적은 있어?”
이때 진영자가 진지하게 물었다.
순간 오수미는 말문이 막혔다. 음식을 할 땐 확실히 오수미가 직접 나섰으니까. 소은비는 그저 옆에서 거들어줬을 뿐이다.
“망할 년, 송 교장네 댁에서 자칫 잘못 먹고 속탈이라도 나거나 집에 불을 질러버리면 준혁이의 진로도 여기서 끝장이야. 사태가 더 심각해지면 우리 가문까지 피해를 볼 거라고.”
진영자는 젓가락을 탁 내려놓고 정색하며 말했다.
“어떻게 그토록 나태하고 사고만 치는 애를 가정부로 보낼 수 있어? 아줌마 거기 서서 뭐해? 당장 가서 은비 데려와야지!”
오수미는 진영자의 포스에 덜컥 겁을 먹고 당황해하며 말했다.
“은비 씨는 이젠 교장님 댁에 도착했을 겁니다. 제가 교장님 댁 주소를 잘 몰라서요...”
그녀는 야채시장에서 김미자와 잠깐 마주쳤을 뿐 고용주의 신원 정보 말고는 상세한 주소를 물어본 적이 없다.
어제 야채시장에서 만난 이후로 김미자가 소은비를 데려갔고 오수미는 따라가지 않았다. 집에 돌아와서 밥을 지어야 했으니까.
진영자는 날카로운 눈길로 오수미를 힐긋 보다가 민용수에게 시선을 돌렸다.
“얼른 준혁이한테 전화해서 송 교장과 연락하고 은비 데려오라고 해.”
민용수는 소은비를 믿지만 소은혜도 거짓말을 할 리가 없다. 그는 마지못해 서재에 가서 민준혁의 사무실로 전화를 걸었다.
통화연결음만 울릴 뿐 전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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