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0장
여자들은 가면을 써야 해서 참 다행이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런 얼굴과 몸매라면 미팅이 끝난 뒤 소은비한테 들이댈 남자는 한 트럭은 될 것이다.
강 교수는 소은비의 손을 잡고 토끼 모양의 반쪽 가면을 건네주면서 파티장에서 주의해야 할 사항을 일러주었다.
“은비 학생, 소아과 간호사 염정아 씨 대신 온 거 잊지 말고. 누가 이름 물어보면 틀리면 안 돼.”
“알겠어요.”
소은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달콤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강 교수는 다시 소은비를 위아래로 훑어보다가 그녀의 말투에 고향 사투리가 전혀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안심하며 미소 지었다.
“파티장에 가도 긴장할 것 없어. 넌 비록 염정아 대신 왔지만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해. 이번 미팅을 상부에서는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기에 참석자들의 자료는 모두 엄격한 심사를 거쳤단 말이야.”
소은비는 다시 고개를 끄덕이고 토끼 가면을 썼다.
그녀는 강 교수가 무슨 말 하는지 알았다. 군 간부들에게 대타로 온 것이 들키면 안 된다는 뜻이었다
파티장에 들어가니 은은한 음악이 흘러나오고 구식 디스코볼이 무대 중앙을 비추고 있었다.
베이지색 반팔 군복을 입은 군인 십여 명이 가면을 쓰고 화려하게 차려입은 여성들과 춤을 추고 있었다.
그들의 어색한 동작과 굳은 표정을 보니 사교댄스 미팅은 막 시작된 듯했다.
강 교수는 그녀를 데리고 4, 50대 정도 되어 보이는 중년 군인 앞으로 다가갔다.
“정말 죄송합니다. 정아 씨가 집에 급한 일이 생겨서 좀 늦었어요.”
유정훈은 뒷짐을 지고 온화한 미소로 소은비를 쳐다보더니 입가의 미소를 더욱 크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정아 씨는 방금 왔으니 저쪽에서 물 마시고 좀 쉬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소은비는 마음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붉은 입술을 끌어올리자 살짝 패인 보조개와 반달 같은 눈웃음은 정말 사랑스럽고 상큼한 모습이었다.
그녀는 벽 쪽 음료 판매대로 걸어갔다.
유정훈은 소은비의 가녀린 뒷모습을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며 강 교수에게 말했다.
“이 아가씨, 정말 괜찮은데.”
그러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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