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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 잡이여우 잡이
By: Webfic

제7장

“저기...” 닫힌 대문을 보고 진태평은 멍해졌다. “둘째 삼촌, 저녁에 집에 돌아오기만 하면 돼요.” “아니야, 저녁에 안 들어와도 돼.” 집 안에 있던 두 사람의 말을 듣고 진태평은 더욱 어리둥절해졌지만 조금 전보다 마음이 조금 따뜻했다. “허허, 미안해요. 제대로 모르고 하는 소리이니...” “설명할 필요 없이요. 진태평 씨, 타세요.” 진태평을 차에 태운 강유이는 대범하게 진태평에게 차에 타라고 했다. 럭셔리한 마이바흐는 투 컬러로 패기 있고 단단하며 젊은 기운이 차넘쳤다. “진태평 씨, 저녁 식사 시간이 아직 이르니 찻집에 잠깐 들를까요?” “그래요.” 진태평은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 차창 밖의 변화를 지켜보며 마음속으로 감개무량했다. 찻집에 도착하자 강유이는 룸을 달라고 했다. "진태평 씨, 진태평 씨와 저는 모두 젊은 사람이나 빙빙 돌리지 않을게요.” 차가 아직 오르기 전에 강유이는 진태평에게 서류봉투를 건네줬다. “할아버지를 구해줘서 고마워요, 이건 사례예요.” “블루테크? 회사를 저에게 주신다고요?” 진태평은 서류를 힐끗 보고는 자기도 모르게 강유이을 훑어보았다. ‘블루테크의 시가총액은 400억인데 이렇게 그냥 준다고? 강유이 정체가 뭐지?’ “안에 은행 카드가 하나 더 있어요. 돈은 많지 않지만 성의이니 받아주세요. 그렇지 않으면 제가 할아버지에게 변명할 수 없어요. 많이 혼날 거예요.” 진태평이 거절하기도 전에 강유이는 먼저 불쌍한 척 해서 진태평의 입을 막았다. “좋아요, 회사만 받을게요. 돈은 정말 받을 수 없어요.” 이렇게 말하며 진태평은 은행 카드를 돌려주었다. “진태평 씨, 저더러 할아버지한테 혼나란 말씀이세요? 전에 당신을 얕보고 의심해서 이미 한 번 혼났어요.” 강유이는 매우 불쌍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니에요. 전 치료만 해 주고 돈 안 받아요.” 진태평은 고개를 저으며 단호하게 말했다. “이건 저 스스로 정한 룰인데 제가 어기면 안 되죠.” “치료해 주고 돈을 안 받는다고요?” “절대 돈을 받지 않아요.” “그렇군요.” 진태평의 진지한 어투에 강유이도 더는 고집하지 않고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던 중 강유이는 전화 한 통을 받더니 미안하다며 먼저 자리를 떴고, 저녁 식사는 뒤로 미뤄졌다. 진태평은 식사 한 끼라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사실 유단비를 찾아가 직접 묻고 싶었지만, 찻집을 나왔을 때는 날이 저물었고 아버지와 저녁에 큰아버지 댁에 가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왜 돌아왔어? 그 아가씨는?” 진태평이 집에 돌아오자 유옥자는 목을 빼 들고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둘째 삼촌, 여자친구를 잃어버렸어요?” 송이도 다가와서 한마디 거들었다. “엄마, 무슨 생각 하는 거예요? 저도 방금 만났어요. 여자친구가 아니라고요. 전에 조금 도와준 일이 있는데 오늘 특별히 고맙다는 말을 하려고 찾아온 거예요.” 진태평은 울지도 웃지도 못한 채 고개를 저었다. “여자친구가 아니어도 괜찮아. 난 오히려 병원에서 일하는 친구 소은설이 더 좋아. 예쁘고 마음씨도 착하고 말도 부드럽게 해. 우리 송이도 은설이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면 아마...” 목숨 같은 손자의 병을 떠올리자 유옥자는 다시 눈시울을 붉혔다. “됐어, 애 앞에서 그런 말을 해서 뭐해?” 이때 진혁재가 한 손에는 과일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로 지팡이를 짚으며 안방에서 걸어 나오면서 말했다. “태평아, 물건을 내려놓고 가자. 큰아버지 퇴근하실 시간이야.” “알았어요.” 진태평도 다른 말 없이 서류봉투를 잘 보관한 후 아버지가 들고 있던 과일 주머니를 받아 들고 집을 나섰다. 두 사람은 돈을 아끼기 위해 차도 타지 않고 걸으며 수다를 떨었다. “아빠, 할 말이 있어요.” 잠시 생각한 끝에 진태평이 입을 열었다. “무슨 일인데, 말해봐.” “송이는 아픈 게 아니라 중독됐어요.” “중독? 어떻게 알았어?” 진혁재는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송이가 백혈병에 걸린 게 아니라고?” 진태평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아버지, 저 의사예요. 첫눈에 송이를 보고 이상하다고 느꼈어요. 오후에 제가 송이와 잠깐 함께 있었는데 100% 확실해요. 혈매독이라고 하는 바이러스에 중독되었는데 매우 희귀한 독이에요.” “네가 의사라고?” 진혁재는 아들을 수상쩍게 쳐다보며 물었다. “3년 동안 감옥살이를 하느라 대학 졸업장도 못 받지 않았어?” “아버지, 사실 저는 범죄자로 있은 게 아니에요. 감옥에 3년 동안 있었지만 사실 저는 교도관이었어요. 범죄자 관리를 전문으로 하고, 동시에 의술이 매우 강한 사부님을 모시고 3년 동안 의학을 공부했어요.” 진태평은 부모를 속일 생각은 없었지만 천책파에 관한 일은 한마디도 하지 않기로 했다. “TV로도 봤었잖아요. 감옥에는 많은 범죄자가 살고 있고, 주거 여건이 좋지 않아 여러 상황에 부닥친 환자가 많아요. 그래서 제가 손을 쓸 기회가 많았어요.” “조만간 우리 진씨 가문의 병원도 다시 열 생각이에요.” “그게 다 사실이야?” 진혁재는 조금 흥분했다. “당연히 진짜죠, 제가 언제 아버지를 속인 적 있어요?” “감옥 안 갔으면 좋았을 텐데.” 눈물을 글썽이던 진혁재는 아들의 어깨를 다독이며 느릿느릿 말했다. “하지만, 병원을 차리는 일은 나중에 다시 얘기하자. 너는 대학도 졸업하지 않았고 의료개설허가증도 없잖아. 나도 의료 수준이 그럭저럭인데 조상님 평판에 먹칠하는 거 아닌가 싶어. 게다가 우리 집은 지금 돈이 없어.” 사내대장부도 돈 한 푼에 쩔쩔맬 수밖에 없다. “우선 네가 먼저 일자리를 찾아야 해. 안정된 직장을 얻어야 내가 네 엄마에게 부탁할 수 있어. 돈이 없는데, 어떤 여자가 너를 원하겠어?” “알았어요. 알았어요. 아버지 말 들을게요.” 진태평도 고집을 부리지 않았다. 자기 일을 전부 말하면 부모님이 받아들이지 못할까 봐 걱정되어 말을 아꼈다. 두 사람은 거의 30분을 더 걸어 마침내 햇빛 마을에 도착했다. 이곳은 아주 고급스러운 부티크 단지였는데 성화원과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로 비교가 안 되는 곳이었다. 딩동. 진혁재가 초인종을 눌렀다. “누구야?” 방안에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진태평은 그 목소리가 큰어머니 오홍연의 목소리임을 알아들었다. “형수님, 접니다. 혁재예요...” 진혁재는 얼굴에 미소를 지은 채 몸을 조금 숙이고 매우 비천한 모습을 보였다.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보는 진태평의 가슴은 칼로 찌르는 듯 아팠다. “또 돈 빌리러 왔어요?” 문을 연 오홍연은 진혁재임을 발견하고 얼굴에 혐오스러운 표정을 떠올린 채 집으로 들여보낼 생각도 없는듯했다. “아니, 아니에요." 진혁재는 연신 손을 흔들며 대답했다. “두 분 뵈러 왔어요. 그리고 태평이 오늘 출소해서 특별히 데리고 뵈러 온 거예요.” “큰어머니, 안녕하세요.” 진태평은 서둘러 안부를 물었다. “정말 태평이구나. 5년 형을 선고받지 않았어? 벌써 나왔어? 설마 탈옥한 건 아니겠지?" 원홍연은 경계심을 갖고 언제라도 문을 닫을 태세를 갖추었다. “큰어머니, 저...” “무슨 말을 그렇게 해.” 그때 방안에서 위엄있는 남자 목소리가 들리더니 진혁수가 다가왔다. “태평이 인품으로 탈옥할 필요가 있겠어?” “허허, 인품이 좋으면 감옥에 가지 말았어야지.” 오홍연은 시큰둥하게 입을 삐죽거리며 돌아설 뿐 두 사람을 방으로 초대할 기미가 없어 보였다. 이 말을 들은 진혁재는 난처한 표정으로 그 자리에 서서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랐다. 반면 진태평은 눈살을 살짝 찌푸렸을 뿐 기분 나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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