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8장
“그러니 따님이 치료에 동의할 거라고 확신할 수 있으세요?”
“아, 그게…”
박재희 어머니 표정이 굳었다. 그녀는 이 점을 간과했었다.
“치료를 하기 전에 따님의 동의를 얻는 게 더 중요합니다. 만약 동의하지 않는다면 여기 앉아서 시간 낭비할 필요도 없죠.”
모두가 이제 그의 뜻을 알아들었다. 진태평은 말을 끝내고 박승권 부부를 쳐다봤다.
“유이야, 아니면 네가 우리 집사람이랑 혜선이랑 얘기 나눌래?”
한참을 침묵을 지키고 있던 박승권이 입을 열었다. 부친으로서 이런 얘기를 딸과 나누는 게 쉽지는 않았다.
“알겠어요, 제가 설득해볼 게요.”
강유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감 넘치는 눈빛을 보였다. 그러곤 진태평과 눈길을 주고받은 후 아줌마와 함께 윗층으로 올라갔다. 그러나 친구의 방에 다가갈수록 그녀는 긴장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똑똑… 똑똑똑…
아줌마는 조심스레 문을 두드렸다.
“혜선아, 자고 있어? 유이가 너 보러 왔어. 들어가도 돼?”
그녀는 여전히 딸 방에 들어가는 게 조심스러웠다. 사고가 터진 지 2년이 지났고 딸이 방에서 안 나온 지도 2년이 되었다. 방에 핸드폰, TV 등 반사되는 물체가 일체 없어야 했다.
매일매일이 고통과 고난의 연속이었다.
이 생각이 들 때마다 아줌마는 저도 모르게 눈물이 고였다.
“혜선아, 나 들어가도 돼? 얘기 좀 나눠.”
강유이도 문을 두드려봤다.
“문 안 잠겼어. 들어와.”
방안에서 박혜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아무런 힘이 없어보였다.
끼익!
강유이가 조심스레 문을 열었다. 방 안의 분위기는 그녀가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다운되었다. 방이 크지 않았지만 천장부터 바닥까지, 침대부터 이불까지 모두 하얀색이었고 눈 뜨기 힘들 정도로 하얬다.
방 안의 모든 모서리는 깎아냈거나 말랑한 물건으로 덮여있었다. 여기선 뾰족한 물건이라고 찾아볼 수 없었다.
박혜선은 펑퍼짐한 긴 잠옷을 입은 채 침대머리에 앉아있었다. 그녀는 몸을 모두 감추고 있었지만 손과 얼굴은 감추지 못했다. 강유이가 들어오자마자 그녀가 바로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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