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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 잡이여우 잡이
By: Webfic

제14장

“다시 만나? 헐.” 진태평은 입꼬리를 씩 올리고 조롱 섞인 눈빛으로 유단비를 뚫어지라 쳐다보았다. “공주병이 너무 심한 거 아니야? 잘라버린 맹장을 다시 쑤셔 넣고 싶은 사람은 없을걸?” “공주병?” 유단비가 웃으며 대답했다. “나 잘못 들은 거 아니지?” “맞아, 잘못 들은 게 아니야.” 진태평은 심호흡을 하며 또박또박 말했다. “첫째, 나는 너랑 다시 시작하려고 온 것이 아니야. 왜냐하면 너는 그럴만한 가치가 없거든. 둘째, 3년 전에 내가 왜 감옥에 갔는지 너는 잘 알고 있어. 사람이 하는 일은 하늘을 보고 있으니 천둥칠 때 피해서 다녀. 벼락 맞고 싶지 않으면.” “또한, 오늘 친구들 앞에서 우리 말을 분명히 하자. 내가 너를 차버린 거야. 명심해!” “네가 날 차? 네가 뭔데?” 유단비는 표정이 확 변하며 물었다. 3년 전의 일을 당연히 그녀는 잘 알고 있다. 진태평이 사람을 다치게 해서 감옥에 간 건, 유단비와 고신양의 미리 짜인 연극에 놀아났기 때문이다. 병원에서 인턴십을 하자마자 유단비는 고신양과 은밀히 만났다. 대학교 시절 유단비는 공부 잘하고 잘생긴 남자를 좋아했다. 사회를 겪어보니 배경이 있는 고신양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 그래서 진태평이 눈에 거슬렸고 보고 싶지 않아서 아예 감옥에 보내 버린 것이다. 약육강식, 적자생존이라는 정글의 법칙을 지켰을 뿐이라 그녀는 주장했다. 그런데 교화범인 그가 무슨 근거로 자신을 찼다고 한단 말인가? “넌 내 여자친구가 될 자격이 없기 때문이야.” 진태평은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우리 진씨 가문의 병원을 돌려놔. 내 손으로 직접 되찾아야 한다면 너무 독하다고 탓하지 말고.” “병원? 무슨 병원? 그건 네가 나한테 물어준 배상금이잖아. 내가 공짜로 너랑 사귀었던 건 아니잖아?” 진씨 가문의 개인 병원은 철거된 지 오래되었다. 진씨 가문 병원을 정부에서 철거하리라는 것을 일찍 알았기 때문에, 유단비는 비로소 진태평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핑계로 찾아가서 요구했다. 12억이라는 철거 대금이 유단비의 주머니에 들어갔는데 다시 꺼낼 이유가 있겠는가. 어림도 없었다. “아직도 모르는 척해? 너 내가...” 끼익! 그때 룸의 문이 열리며 기골이 장대하고 흰 양복 차림의 남자가 들어왔는데 뒤에 똘마니인 듯한 사람 두 명이 따랐다. 멋진 남자의 모습에 진태평은 두 눈에 분노가 이글거렸다. ‘고신양!’ 3년 전, 진태평은 유단비를 희롱하는 고신양을 보고 한바탕 두들겨 패고 결국 5년 형을 선고받았다. 3년이 지난 지금 그 깡패 자식이 더러운 년과 함께 올 줄이야. 유단비는 다른 사람들에게 진태평이 그녀와 헤어지는 것을 거부하며 그녀의 새로운 애인이 눈에 거슬려 충동적으로 사람을 다치게 했다고 말했다. 방귀 뀐 놈이 화낸다는 말을 유단비는 제대로 보여줬다. “자기야, 드디어 왔구나.” 고신양이 온 것을 본 유단비는 마음이 좀 놓였다. 그녀는 왠지 모르게 진태평의 눈빛이 섬뜩하게 느껴져 마음이 불안했다. “보고 싶어 죽는 줄 알았어.” 유단비는 나긋나긋하게 고신양에게 기대며 부드러운 목소리를 냈는데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그래서 왔잖아. 친구들은 다 도착했어? 그래, 이분은... 진태평?” 고신양은 시선을 돌려 마침내 녹색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은 진태평을 알아보고 고개를 돌렸다. “나왔어?” 유단비 못지않게 고신양도 의아했다. “나왔으면 됐어. 우리 예전에 불쾌한 일이 있었지만 지난 일은 말하지 않을게.” 진태평이 입을 열기도 전에 고신양은 진태평의 ‘툭툭’ 치면서 말했다. “앞으로 사람답게 살고,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찾아와.” “허허.” 진태평은 어이없어 웃어버렸다. 고신양은 유단비보다 더 구제 불능으로 모르고 보면 신사 같은 이미지였다. “신양 형, 대단해.” 고신양의 뒤에 있는 장문기가 말했다. 진태평과 유단비의 대학 동창인 그는 지금 고신양을 따라다니며 옆에 있는 유강과 마찬가지로 고신양의 충실한 앞잡이였다. “그래, 태평아, 신양 형님이 과거의 잘못도 묻지 않고, 교화범 신분도 싫어하지 않으니 빨리 신양형님께 감사드려.” 유강이 옆에서 맞장구를 쳤다. 진태평은 눈썹을 씰룩이더니 두 앞잡이를 상대하지 않았다. 눈동자에는 마치 하늘로 치솟은 예리한 검처럼 차가운 기운이 감돌았다. ‘과거의 잘못은 묻지 않는다고?’ 그해 그는 5년 형을 선고받았다. 비록 범죄자 신분으로 감옥에 간 건 아니고, 또 사부님을 따라 재능을 키웠지만 그가 없는 천여 일 동안 부모님은 자신을 위해 눈물을 흘렸고 가족이 비참하게 변했다. 이런 게 바로 지난 일은 묻지 않는다는 건가? 집안의 대대로 내려온 병원을 유단비가 임신을 핑계로 빼앗았다. 진태평은 그녀와 연애하는 과정에서 바지도 벗기지 못했는데 어떻게 임신을 한단 말인가? 이런 많은 사실 앞에서 어떻게 과거를 묻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태평아, 그러지 마...” 소은설은 진태평의 감정 기복을 예리하게 포착하고 손을 뻗어 잡아당겼다. 그녀는 진태평이 통제할 수 없어 또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할까 봐 걱정했다. 진태평은 소은설을 향해 고개를 돌려 미소를 지었다. 마음속의 분노는 이미 대부분 사라진 뒤였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화를 내는 것은 정말 가치가 없으니 말이다. “진태평, 난 고신양이랑 곧 결혼할 거야. 내가 방금 말했잖아. 이미 지나간 일이야, 너도 앞으로 나한테 매달리지 마.” 그러자 유단비가 다시 입을 열었다. “다음 달에 우리 결혼식 올려. 고신양은 나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로 만들어 줄 거야.” “아까 우리 여보도 말했잖아. 전에 때린 거 따지지 않겠다고 말이야. 고맙다고는 안 해도 최소한 치근덕거리지 말아야지.” “형수님 대범하십니다!” 장문기은 유단비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 뒤 고개를 돌려 진태평을 노려보며 호통치는 어투로 말했다. “진태평, 넌 항상 자신이 교화범이라는 것을 기억해. 형수님 같은 미인은 네가 손가락질할 자격이 없어. 형수님의 사랑이 부러울 뿐이잖아.” “참, 온 김에 좀 더 먹어. 3년 동안 안에 있었으니 고기 맛도 잊어버렸겠지? 이따가 포장해서 가져가.” “걱정하지 마. 신양 형님과 형수님은 돈이 많으니까.” 말이 끝나자 룸에서 야유하는 웃음소리가 터져 나오며 저마다 진태평을 향해 손가락질했지만 진태평은 화를 내지 않고 평온한 표정을 지었다. “너희들 너무해!” 진태평은 참을 수 있었지만 옆에 있던 소은설은 참을 수 없었다. 그녀는 너무 오랫동안 참았다! “다들 친구잖아. 태평이를 밀어붙일 필요가 있어? 누군들 어려운 시절이 없겠어? 가난하면 어때서? 감옥에 간 적이 있는 게 뭐가 어때서 그래?” “법까지 고칠 기회를 주는데 너희들이 무슨 자격으로 손가락질하는 거야?” “태평아, 가자. 이런 동창회는 참석 안 해도 돼!” 소은설은 어디서 생긴 힘인지 진태평이 미처 몇 마디 하기도 전에 억지로 끌고 나갔다. 방을 나선 소은설은 두 눈이 빨갛게 된 채 얼굴에 남은 분노가 가시지 않았다. “소은설, 너...” “진태평 씨, 도착하셨군요.” 진태평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옆에 예쁜 여자가 나타났다. 강유이는 진태평이 아직 도착하지 않은 줄 알고 전화를 걸어 물어보려고 했는데, 복도에서 진태평이 아주 예쁜 여자와 함께 있는 것을 보았다. “여자친구예요?” 강유이는 눈을 깜빡이며 소은설을 한참 동안 훑어보았다. 슥! 소은설은 얼굴이 빨갛게 변한 채 진태평의 대답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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