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6장
양민석은 그제야 오늘 퇴근해서 고객을 접대하러 가기 전에 안채아가 전화해서 함께 식사하자던 전화가 떠올랐다.
당시 이미 마음이 들뜬 양민석은 안채아의 말을 듣지도 않았고 그녀가 뭐라 하든 다 시간이 없다며 거절했다.
안이서 집에 가서 밥 먹는 일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고 술을 마셔 기억이 헷갈렸던 양민석은 한참을 생각해서야 기억을 되살렸다.
“안이서...”
안이서를 말하며 점차 정신이 든 양민석은 아픈 팔을 감싸안은채 안채아를 노려보았다.
“왜? 그 남자가 마음에 들었어?”
“민석 씨, 어머님이 입방정을 떨더니 남자인 당신도 따라 배우는 거야?”
안채아는 나인숙의 이런 교육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결혼하기 전에 안채아는 일찍 남편을 잃고 혼자 아들을 키우느라 고생한 나인숙을 이해하려고 했다.
하지만 함께 살아본 후에야 그녀는 나인숙이 아들에 대한 사랑이 병적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갓 결혼했을 때 안채아는 아직도 샤워하는 아들의 등을 밀어주고 속옷도 빨아주는 나인숙을 보며 역겨웠다.
양하율을 낳은 후 안채아는 이 모자의 변태 같은 사이를 상관하지 않았고 그저 아이에게만 신경 썼다.
하지만 안채아가 양보할수록 나인숙은 그녀를 점점 더 모욕하고 무례하게 굴었다.
“안채아, 엄마가 입방정을 떤다고 했어? 너 미쳤어?”
안채아가 나인숙을 욕하자 양민석은 버럭 화를 냈다. 아들이 자기편을 들어줄 거로 믿었던 나인숙은 양민석의 옆에서 억울한 척 울먹이며 말했다.
“아들아, 넌 낮에 출근해서 잘 모를 거야. 매번 친정 여동생이 오면 채아는 내 뒷담화를 했어. 난 여기서 걸리적거리는 게 아니라 빨리 죽어 네 아빠 만나러 가는게 좋을 것 같아. 그럼 너도 시름을 놓을 수 있을 거야.”
말을 마친 나인숙은 울음을 터뜨렸다.
나인숙의 불쌍한 척하는 연기에 안채아는 지긋지긋해졌다. 아들에게 이런 말을 할 필요가 있었을까?
이 모자를 보며 어이가 없었던 안채아는 못 본 척하고 방으로 들어가 아이와 편히 쉬려고 했다.
하지만 뜻밖에도 양민석이 다가오더니 안채아의 머리채를 잡아당겨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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