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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장

시간이 흘러 벌써 개학이 되었다. 이씨 가문에서 전에 아이들한테 모두 차 한 대와 기사 한 분을 붙여 등하교하게 하였다. 하지만 아침 식사 시간에 성여정이 이건우한테 유지아에게도 기사와 차를 붙여달라고 했다. 하지만 이송미가 제일 먼저 그 제안을 반대했다. "이번 입학시험 통과하겠는지도 모르는데, 뭐가 그리 급해?" 말문이 막힌 성여정은 고개를 숙이고 이건우를 힐끗거리며 도와주기를 바랐다. 하지만 어머니의 말이 맞다고 생각한 이건우는 못 본 척했다. 유지아가 입학시험을 보러 가는 건 무조건 실패하는 거기에 요란스레 보내줄 필요가 없었다. 그러다가 다른 사람들의 비웃음을 사면 나중에 깎이는 건 이씨 가문 체면이었기 때문이다. "지아야, 내 차 타." 이자연이 다정하게 말했다. "괜찮아, 날 데리러 올 거야." 유지아는 거절 했다. 자신의 열정이 찬물을 맞자 이자연은 잠깐 멈칫했지만 이미지를 생각해서 서류봉투를 꺼내 유지아한테 건넸다. "이건 진우 오빠가 전에 했던 시험지야. 오빠가 항상 캐빈 1등이었거든, 너 참고해. 입학시험에 도움이 될 수도 있어..."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이자연의 행동은 아주 착하고 철이 들어 보였다. 유지아는 수저를 내려놓고 갑자기 일어섰고 이자연의 손에 들린 서류봉투를 보지도 않았다. "이게 무슨 태도야?! 산구석에서 자란 애들이 이렇게 싹수가 없다니까!" 이송미는 불만에 차서 테이블을 내리치며 말했다. "지아야, 화내지 마. 내 차에 타면 되잖아, 차 부를 필요 없어." 이자연은 바로 수저를 내려놓고 성여정이 쫓아 나서기 전에 먼저 유지아를 쫓아 나갔다. 자신이 철이 들고 착하고 남을 위해 생각한다는 이미지를 제대로 굳혔다. 하지만 이자연이 쫓아 나갔을 때 유지아는 이미 검은색 벤에 올라탔고 그 벤은... 링컨이었다! 차 번호도 아직 제대로 보지 못했는데 차는 벌써 모퉁이에서 사라졌다. 이씨 가문이 B 시에서의 지위가 말이 좋아서 재벌이었지 사실은 겨우 재벌에 오를가 말가 하는 처지었고 아이들한테 붙여준 차도 몇십억 정도의 BMW였다. '유지아가 무슨 돈으로 이렇게 고급진 벤을 부른 거야?!' '맞아, 분명 콜택시 부른 거야.' '그게 아니고서야 산구석에서 나온 지 며칠 안 되는 촌년이 어떻게 B 시에서 고급 차를 가지고 있는 친구를 알 수 있겠어? 그것도 나도 못 타본 링컨 벤을?' '설마 어느 졸부한테 빌붙어서 내연녀 하는 거 아니야?!' '정말 그렇다면 너무 좋겠네!' 이자연이 갖은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빨간색 페라리가 그녀 앞에 멈춰 섰다. 차 문이 열리고 하얀색 구두에 하얀색 정장 바지를 입은 긴 다리가 먼저 차에서 내리더니 앳된 얼굴을 한 남자가 차에서 내렸다. "아가씨, 안녕. 혹시 너희 집에 며칠 전에 여자애 하나 오지 않았어?" 이자연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앞에 있는 남자를 보고 멈칫했다. "일호 도련님?" "날 알아?" 육일호는 깜짝 놀랐다. 14살에 부대에 들어갔기에 B 시에 있은 시간이 아주 적었고 이 여자애를 본 기억이 없었다. '혹시 그날 형님을 구한 그 여자애인가?' "응, 전에 본 적 있어..." 이자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4대 가문 중 하나인 육씨 가문 큰 도련님, 육일호, 이자연이 전에 사진에서 본 적이 있었다. "너 사람 잘 보네. 내가 그날 얼굴에 그렇게 칠했는데도 알아본 거야?" 육일호는 그날 헬기에서 내려왔을 때 여자애의 뒷모습만 보았는데 키와 체형이 지금 앞에 있는 여자애와 비슷해 보였다. 미모는 아주 평범했는데 형님의 그 잘생긴 얼굴과는 얼추 어울릴 듯했다. '틀림없어.' "그날?" 이자연은 의아했다. 육일호가 사람을 잘 못 알았다는 걸 바로 인식했지만 여전히 환하게 웃을 뿐 아무 말하지 않았다. "우리 형님 구해줘서 고마워, 형님이 이거 너한테 전해주래." 그러면서 이미 깨끗하게 씻은 천 쪼가리를 이자연한테 건넸다. '형님?' '육일호가 형님이라고 부른다는 건 4대 가문 수장인 진씨 가문 사람이라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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