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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장

유지아는 마치 앞에 있는 사람이 죽은 물건이지 사람이 아닌 것처럼 아무런 표정도 없이 차가운 눈빛을 하고 있었다. 그걸 본 이송미는 더욱 역겨워졌다. "맞아!" 이송미가 답했다. "네가 학년 10등 안에 들어서 이씨 가문 체면 살려주면 좋은 방에서 살 수 있어." "알겠어요." 유지아는 말 하고는 뒤돌아 성여정을 보며 말했다. "가요." 성여정은 반응을 못 하고 나지막하게 알겠다고 했는데 유지아가 객실로 안내해달라는 걸 그제야 알아차리고 더 미안해졌다. 이송미는 그들이 객실로 가는 뒷모습을 보며 비웃었다. '너 같은 산구석에서 나온 촌년이, 중학교 지식이나 제대로 배웠을는지 모르겠네? 학년 10등 안에 들겠다고?' '꿈꾸고 있네.' 저녁이 되었고 원래는 유지아가 집에 돌아왔다고 축하해주려고 했는데 장방형 테이블에 두 자리가 비었다. 머리에 혹이 생겨서 저녁을 먹고 싶지 않은 이자성과 본 적 없는 이씨 가문 큰 도련님이 없었다. 성여정은 어색함을 깨려고 식사가 거의 끝날 무렵 학교 명단을 꺼내 유지아한테 건넸다. "지아야, 며칠 있으면 개학이야. 엄마가 학교 여러 군데 알아봤는데 가고 싶은 곳 있는지 봐봐." 유지아는 갈비를 집어 들고 학교 명단을 힐끗 보았는데 모두 B 시에서 평범한 고등학교들이었다. "아빠, 지아가 산에 있는 학교에서 성적이 꽤 좋았다고 들었어요. 캐빈 국제학원에 오게 하면 안 돼요? 그럼 내가 챙겨줄 수도 있잖아요." 이자연은 젓가락을 내려놓고 머리를 들어 물었다. 정말 유지아를 위하는 척 순진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모두 알다시피 산속 학교는 절대 국제학교랑 비할 수 없다. "캐빈 국제학원이 모두 영어로 강의하는데 너 알아들을 수 있겠어?" 이건우는 유지아를 힐끗 보았다. 유지아는 이미 검은색 동백꽃 치파오를 입었는데 피부가 유난히 더 하얘 보였고 게다가 밥 먹는 행동이 아주 우아해서 산구석에서 왔다는 티가 전혀 나지 않았다. 예쁜 모습에 이건우는 미워하던 감정이 조금은 사라졌다. '자연이보다 더 예쁘네. 성인이 되면 이 예쁜 얼굴로 이씨 가문을 위해 정략결혼을 맺을 수도 있겠어...' "캐빈 국제학원에 갈게요." 유지아는 갈비를 다 먹고 나서 말했다. 그 말을 들은 모든 사람들은 의아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는데 유지아는 태연하게 또 갈비를 집어 들고 뜯기 시작했다. 조금 전에 캐빈 국제학원에 가겠다는 말투가 마치 갈비가 정말 맛있다는 말투와 같았다. "어디서 센 척이야? 산에 있는 학교에는 제대로 된 영어 선생님도 없는데 캐빈 국제학원에서 어떻게 강의 들으려고 그래?! 수능시험에서 0점 맞아서 이씨 가문 체면 깎으려고 그래?" 이건우는 테이블을 내리치며 분노에 차서 말했다. 학교를 고르기 전에 유지아의 성적에 대해 알아봤었다. 전교 1등이긴 하지만 그녀가 다니는 학교는 빈곤 퇴치 지원으로 인해 세워진 학교였고 매년 선생님이 한두 명이 가긴 했었지만 모두 여러 과목을 가르쳐야 해서 반년도 되지 않아 떠나버렸다. '그런 환경에서 전교 1등을 했다고 해도 뭐 얼마나 잘했겠어?' 상석에 앉은 이송미는 비웃으며 바로 유지아 대신 결정을 내렸다. B 시 고등학교가 공립 학교라 매년 SKY에 가는 학생들이 꽤 있었지만 캐빈 국제학원에는 미치지 못했다. 캐빈 국제학원는 4대 가문 중 하나인 육씨 가문에서 지은 백 년 된 학원이었고 국제 명문 대학을 상대로 한 학원이었다. 수능시험을 보았는데 국제 명문 대학에 가지 못하더라도 바로 캐빈 대학부로 갈 수 있었고 졸업을 해서도 사회에서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었다. "지아야, 네 생각은 어때?" 성여정은 유지아의 의견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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