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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장

“방 교수님이 좀 이상하신 것 같아.” 박현우가 떠보는 듯 물었다. 그의 물음에 이다빈은 별로 놀라는 기색이 아니었다. 그의 총명함으로 조금도 눈치채지 못했다면 오히려 이상하게 생각할 것이다. “어디가 이상한데요?” 박현우는 이다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너의 생각에는?” “아무렇지도 않아요.” 이다빈의 대답에 박현우는 그저 웃었다. “어떻게 이 교수 연구소 사람들과 회식을 하게 됐는지 궁금해.” “아, 우연히 만났어요.” “우연히 만났어? 그 사람들이 너를 알아?” “나를 아는 게 이상하지는 않잖아요? 어쨌든 나는 올해 서주시의 대학입시 수석이니까.” “수능 수석은 매년 있어. 그런데 이 교수 연구소와 친하게 지낸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어.” “수능 수석 만점자라 그렇겠죠. 예년에 이 같은 천재는 드물었잖아요?” 이다빈의 답변은 허술했지만 말을 잇지 못하게 했다. “하지만 방 교수님과 그 노교수님들이 너를 대하는 태도가 보통이 아닌 것 같아…” 박현우는 지적인 눈빛을 드리운 채 이다빈을 한순간도 놓치지 않기 위해 쳐다보고 있었다. 이다빈은 그림 같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말했다. “그래요?” 두 사람은 이렇게 마주 봤다. 1분이 지나도 이다빈이 끄떡없자 박현우가 물러났다.. “방금 룸에 있으면서 이 교수님을 봤어?” 이 말을 묻는 박현우는 머릿속에 이다빈이 교수들을 따라 룸에서 문을 밀고 나오는 장면이 떠올랐다. 문이 완전히 열리기 전에 노교수들이 이 교수에게 아부하는 듯한 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못 봤어요.” 이다빈이 대답했다. 그녀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 박현우는 속으로 확신했지만 거짓말을 들춰내지 않았다. 그녀에게 도대체 얼마나 많은 비밀이 있는지 박현우는 매우 궁금했다. 꼭 마치 용궁의 보물을 탐험하는 용자처럼 ‘이다빈’이라는 보물을 조금씩 탐구하고 있었다. … “모두 떠났어.” 강진성은 멍하니 있는 이은영을 잡아당겼다. “어? 어.” 이은영은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조금 전의 기분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듯했다. 강진성은 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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