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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장

약혼자인가... 이다빈은 마음속으로 묵묵히 외웠다. 시선을 아래로 내려 감정 변화를 숨겼다. “약혼자?!” 서범준과 오시연이 거의 동시에 소리를 질렀다. 모두 충격이었다. 학교 앞에서 이 남자를 본 적이 있다. 이 남자는 이다빈과 호흡을 맞춰 연기하는 줄 알았다. 그래서 약혼자라는 말을 들었을 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말도 안 돼. 왜 여태껏 들은 적 없지?” 오시연은 십중팔구 이다빈이 이 남자를 고용했다고 생각했다. “장 팀장님, 이다빈이 분명 거짓말을 하는 겁니다. 이다빈에게 약혼자는 없어요. 그 전에 약혼자와는 이미 파혼했어요. 틀림없이 이 일을 가족에게 알리지 못해서 돈을 써서 임시로 아무나 찾은 것일 겁니다.” 서범준은 오시연의 분석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장 팀장은 굳어진 얼굴로 이다빈을 바라보며 말했다. “정말 약혼자입니까? 여기서는 거짓말을 하면 안 됩니다.” “네, 맞아요.” 이다빈이 대답했다. 몇 초간 이다빈을 지켜보던 장 팀장은 박현우를 바라보며 말했다. “선생님, 신분증 좀 꺼내주시겠어요?” “네.” 박현우는 신분증을 장 팀장에게 건네주었다. 장 팀장은 이를 받아 옆에 있는 직원에게 주며 확인해보라고 했다. 곧 직원들이 땀을 뻘뻘 흘리며 달려와 장 팀장의 귀에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이를 들은 장 팀장은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나더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박현우를 바라보았다. “박 대표님이셨군요. 몰라 봬서 죄송합니다. 여봐라, 박 대표님께 차를 따라 드려. 가장 좋은 차로.” 이게 무슨 상황이지? 서로를 바라보는 서범준과 오시연의 눈에는 궁금증이 가득했다. 박 대표님, 어느 박 대표님? 장 팀장이 왜 이렇게 공손하게 대하는 것일까? 박현우는 차를 바로 마시지 않았다. 대신 장 팀장을 보며 말했다. “이제 제 약혼녀라는 것을 믿으시겠나요?” “믿어요. 믿고말고요!” 장 팀장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얼마 전 박현우의 약혼은 서주 전체를 뒤흔들었다. 그도 당연히 들은 바가 있었다. 그의 딸이 박현우와 약혼한 여자가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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