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장
박유진은 다급히 유미를 쳐다봤다. 유미 역시 뜨거운 가마솥의 개미처럼 초조해했다.
“현우 오빠, CCTV는 됐어. 할아버지가 이다빈을 아끼잖아. 이다빈의 체면은 살려주지 않더라도 할아버지의 체면은 살려줘야지. 망가진 팔찌는 되돌릴 수 없겠지. 돌아가신 분이야. 내가 아무리 팔찌를 지키고 있어도 할머니는 다시 내 곁으로 돌아오지 않아. 오늘 일은 할아버지의 체면을 봐서라도 이다빈과 따지지 않을게.”
유미는 박유진의 팔을 잡아당기며 말했다.
“유진아, 가자.”
이때 박현우의 목소리가 그녀들의 움직임을 제지했다.
“누가 가라고 했어?”
유미와 박유진은 동시에 걸음을 멈추고 서로를 쳐다봤다.
박현우가 왜 그들을 붙잡고 놓지 않으려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이런 도도한 남자가 시골 처녀를 좋아할 리가 없다.
박현우는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가 말했다.
“이다빈에게 사과해!”
“우… 우리가 왜!”
“그래? 그럼 CCTV를 돌려서 가족 단톡방에 공유할게.”
박현우가 정색한 얼굴로 차갑게 말했다.
이 말에 유미와 박유진은 깜짝 놀라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박현우의 차가운 눈매와 달싹이는 얇은 입술은 왠지 모르게 더 무자비하게 보였다.
“정중히 사과하지 않으면 이 일을 끝까지 따질 거야.”
박유진과 유미는 화가 나 미칠 것 같았다.
“셋 셀 동안 사과해.”
박현우는 그들에게 망설일 틈도 주지 않고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
“하나. 둘.”
두 사람의 얼굴은 새파랗게 질렸다. 저도 모르게 어금니를 꽉 물었다. 평생 이렇게 서러웠던 적이 없다.
하지만 박현우를 보는 순간 두 사람은 찌질해졌다.
“미안해.”
박유진과 유미는 이구동성으로 사과하고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이만 가봐.”
박현우는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박유진과 유미는 1초도 지체하지 않고 바로 돌아섰다.
이다빈은 박현우 앞에 다가와 말했다.
“도와줘서 고마워요. 필요하지는 않았지만 이번에 이렇게 신세를 졌네요. 저는 다른 사람에게 빚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요. 어떻게 보답하면 될까요?”
박현우는 손가락으로 위층을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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