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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4장

"할아버지가 정확히는 뭔지 말하지 않았어, 그냥 우리한테 잘 보라고 했어, 박선 재단의 발전에 아주 중요하고 심지어는 박씨 가문에도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했어." 박현우는 진지하게 말했다. "그렇게 심각해?" 이다빈도 진지해졌다. "회사 기밀 아니야? 내가 보면 안 되는 거 아니야?" "여기서 추측하지 말고 가자, 들어가서 틀어보면 되잖아." "응." 박현우가 CD를 넣고 리모컨을 들어 틀었고 이다빈은 바로 박현우의 옆에 앉아 진지하게 집중하고 보았다. "하지 마, 미워, 아파! 살살해."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소리가 TV에서 흘러나왔고 화면에는 남녀가 제일 원초적인 상태로 바닷가에서 놀고 있었다. 화면이 너무 화끈해서 하늘이 무너져도 낯빛이 변하지 않던 이다빈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박현우도 마찬가지였다. 남자라 이런 영상에 익숙할 줄 알았는데 할아버지가 고른 건- 정말이지 너무 부끄럽고 화끈거렸다. 이다빈은 박현우의 손에서 리모컨을 빼앗아 바로 꺼버렸다. 공기는 순간 조용해졌다. 이다빈은 관자놀이를 눌렀고 드디어 박호국이 한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챘다. '우리한테 얼른 아기를 낳아 박선 재단과 박씨 가문을 이어받으라는 거네.' 이다빈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박현우가 머리를 돌려 진지하게 그녀를 쳐다보았다. "너 아까 저 남자를 빤히 쳐다본 거지?" 이다빈은 어이가 없었다. '내가 의사이고 나한테 이런 건 아무것도 아니야.' 물론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녀는 자기가 만약 말하면 박현우가 무조건 얼마나 많은 남자를 봤냐고 따져 물을 거라고 확신했다. "아니야, 남자가 뭐 볼 게 있어, 난 여자를 빤히 본 거야." 말을 마치자 이다빈은 박현우가 눈을 더 크게 뜬 걸 보았다. 그녀는 박현우가 믿지 않는 줄 알았다. "거짓말 아니야, 내가 확실히 그 여자를 봤어. 내가 기억하는데- 맞다, 그 여자 가슴에 빨간 반점이 있었어. 내가 잘못 본 게 아니라면 아마 C컵일 거야, 몸매가 아주 좋았어." 박현우는 눈을 더 동그랗게 뜨고 멈칫하다가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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