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8장
고성시로 가기 전에 그녀는 확실히 박현우한테서 같이 문희란을 데리고 병원에 가자는 초대를 받았는데 그게 오늘 저녁이었다.
이틀 동안 옥석에 너무 빠져있어서 이렇게 중요한 일을 까먹어 버렸다.
"그게, 오늘 저녁에는 안 갈게."
"왜? 전에 이 선생님을 만나려고 할 때, 네가 일이 있어서 못 만났잖아. 그때 네가 아쉽다고 했던 거 같은데, 왜 또 가기 싫어진 거야?"
박현우가 의아해서 물었다.
이다빈은 머리가 아팠다. 전에 그녀가 그렇게 말한 건 그저 박현우가 자신에 대한 의심을 덜어내기 위해서였다.
"다른 특별한 이유는 없고, 그냥 고성시에서 갓 도착했는데 너무 힘들어서 밥 먹고 일찍 자려고. 게다가 할머니 병이 한두 번이면 고쳐지는 게 아니잖아. 다음에 이 선생님한테 병 보이러 갈 때 다시 가면 되지."
"그래, 피곤하면 일찍 쉬어."
박현우는 눈을 게슴츠레 뜨고 조용히 이다빈을 쳐다보았다.
그는 여자애의 체력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그녀가 고성시에 다녀왔다고 피곤해할 사람이 아니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고성시가 아니라 아무리 먼 곳을 가도, 싸움을 많이 해도 전혀 힘들어할 사람이 아니란 걸 알고 있었기에 그녀가 분명 속이고 있다고 생각했다.
밥을 먹고 나서 박현우는 혼자 병원에 갔고 가기 전에 이다빈한테 휴식을 잘하라고 당부했고 변수찬한테 그녀를 잘 살피라고 당부했다.
이다빈은 문 어구에 서 있는 변수찬을 보며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역시 박현우가 날 의심하고 있어.'
"수찬 씨도 쉬세요, 저 잘게요."
"괜찮아요, 다빈 씨, 얼른 쉬세요, 제가 문 어구에서 지킬게요."
"누가 제 문 어구에 서 있는 게 익숙지 않아서요, 그러면 저 못 자요. 계속 안 가면 저 용천 산장으로 갈 겁니다."
"그건-"
변수찬은 난감해했다.
"그럼 대표님한테 전화할게요."
"그래요, 마음대로 해요."
이다빈은 말하고는 문을 닫고 방으로 돌아왔다.
박현우가 자고 가라고 사정하지 않았으면 이다빈은 진작에 용천 산장으로 갔을 거고 변수찬도 그녀의 문 어구를 지키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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