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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장

오시연이 묻자 모두가 알고 싶어 했다. 수다를 떨거나 책을 읽거나 숙제를 하던 학생들은 동작을 멈추고 이다빈을 쳐다봤다. 이다빈이 늙은 남자들을 꼬시고 다닌다는 것을 암시하는 오시연의 악랄한 발언때문이다. 다른 사람이라면 분명 부끄러워하며 변명할 것이다. 그러나 이다빈은 고개를 돌리더니 싸늘한 눈빛으로 주위를 둘러봤다. 그러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꼭 마치 그녀를 공기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이 행동은 반 학생들의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게다가 지난번 제호 노래방에서 있었던 일까지 겹쳐져 학생들은 떼 지어 공격했다. “너무 안하무인인 거 아니야? 누가 물었으면 대답은 해야지. 어떻게 무시할 수 있어? 주씨 집안 아가씨와 아는 사이라는 거 아니야? 그게 뭐가 그리 대단한데? 누가 보면 네가 재벌 집 아가씨인 줄 알겠어.” “맞아.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네가 해주네! 네가 연희 아가씨를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정당한 방법은 아닐 거야. 연희 아가씨가 잠시 너에게 속은 거야. 나중에 너의 추악한 정체를 알고 나서도 연희 아가씨가 너를 상대할지 궁금하네? 아마 한 대 때릴지도 몰라.” 이다빈은 아침용으로 샌드위치를 먹은 뒤 요구르트를 마셨다. 그리고 돌아서서 담담한 얼굴로 사람들을 바라봤다. “너희들은 하나같이 아침 수업시간에 하라는 공부는 하지 않고 여기서 남의 뒷담화나 하며 시시비비를 따지고 있어. 성적이 얼마나 안 좋은지 보지도 않고 말이야. 부모님께서 자식 공부하라고 돈을 버시는데 고작 이렇게 보답하는 거야? 정말 너의 부모님 대신 내가 다 슬프네.” 일리가 있는 비판에 모두들 멍해졌다. “시X! 이다빈, 뻔뻔한 년! 너는 전교 꼴찌잖아. 이런 말 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우리 성적이 안 좋다고? 그럼 너의 성적은 어떤데? 어느 시험에서 빵점을 안 맞은 적이 있어?” “빵점을 받는다고 해서 성적이 나쁜 것은 아니야. 시험 문제가 너무 쉬워서 풀기가 싫었으니까. 문제를 쓰는 것도 시간 낭비야. 그 시간이면 NP-완전 문제를 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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