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0장
이 모든 건 이다빈 때문이다!
허나 이진해의 목숨이 달린 일이라 임옥희는 참아야만 했다.
“이다빈, 어떻게 하면 치료해 줄 건데?”
이다빈의 아름다운 눈빛에는 오만함과 불순함이 드러났다.
“나를 무심하게 쫓아냈으니 어떻게 하면 내가 치료에 나설 것 같은데요?”
임옥희는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
이은영이 앞장서서 말을 건넸다.
“이다빈, 비록 네가 이제는 이씨 가문의 사람이 아니지만 이씨 가문에서 널 길러준 세월이 있는 거 아니야? 네 몸속에 우리 아버지 어머니 피가 흐르고 있는데 진짜 일말의 인정을 따지지도 않을 셈인 거야? 엄마하고 아빠가 무릎을 꿇어야만 되겠어?”
노련하고 속이 시컴한 임옥희는 이은영의 말 속에 담긴 뜻을 알아차리고 즉시 이경환하고 나효심을 쳐다보았다.
“멀뚱멀뚱 서서 뭐 해? 당장 이다빈한테 무릎 꿇어. 지금 우리한테 한이 많아서 너희들이 무릎을 꿇어야 아버지 병을 치료해 줄 수 있다잖아.”
악독하다!
가늘게 뜬 눈빛에 차가움만이 서려 있는 이다빈은 죽은 사람 보듯 이은영을 쳐다보았다.
이경환하고 나효심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임옥희를 향해 말을 건넸다.
“어머니, 그게 무슨 말이에요? 우리더러 무릎을 꿇으라니요? 우린 이 애의 친부모잖아요! 이건...”
임옥희는 콧방귀를 끼었다.
“나라고 무슨 방법이 있어? 너희들이 무릎 꿇지 않으면 아버지가 죽게 생겼는데 그 누가 불효를 저지른다고 너희들도 그럴 셈이야?”
이다빈은 그 누가가 자신을 가리킨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이다빈! 아니, 언니, 엄마, 아빠더러 무릎 꿇게 하지 말아줘! 이렇게 내가 부탁할게! 제발! 제발 할아버지 살려주라. 언니만 승낙하겠다고 하면 내가 무슨 요구든 다 들어줄게.”
이은영은 눈물을 펑펑 쏟으며 입을 열었다.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은 이은영과 이다빈의 상반된 태도를 확인하게 되었다.
하나는 효도가 극진하고 온순한 아이였고 다른 하나는 마음이 독전갈 같은 나쁜 아이였다.
이다빈은 눈썹을 치켜올렸다.
“그래. 다만 난 다른 조건은 됐고 네가 나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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