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6장
“큼큼, 시간도 늦었으니 너무 졸려요.”
말을 마치고, 이다빈은 대문 쪽으로 돌아섰다.
“난 포기하지 않을 거니까 이다빈,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거야.”
박현우는 마치 사냥감을 보는 눈빛으로 이다빈을 빤히 바라보았다.
“마음대로 하세요.”
이다빈이 담담하게 말했다.
그 말에 박현우는 피식 웃으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그녀를 따라갔다.
“나한테 기회를 주는 거야?”
“그런 말을 한 적 없어요.”
“거절하지도 않았어.”
“그럼 지금 거절할게요.”
이다빈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박현우는 그녀의 입에 입을 맞추었다.
“아무 말도 하지 마. 오늘 밤 만큼은 좋은 꿈을 꾸게 해줘.”
그의 손가락은 약간 거칠었는데 뜨거운 열기가 남아있었다.
잠시 후, 이다빈은 팔을 들어 박현우의 손을 밀쳐냈다.
“앞으로 저한테 마음대로 손대지 마세요.”
“알았어. 약속할게.”
박현우의 얼굴에는 즐거운 기색이 가득했다.
이다빈은 그런 그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순간, 그녀는 조금 전 그가 한 말이 거짓이라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이다빈은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그렇게 하룻밤이 지났다.
이다빈은 이른 아침부터 자기 물건을 챙기기 시작했다.
박현우는 문 앞에 와서 검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굳이 꼭 서둘러서 가야 해?”
“한 달은 한 달이에요. 지난번에 하루 묵는 걸로 열흘 동안 빚을 갚아라고 한 것도 이미 다 갚았어요.”
이다빈이 말했다.
“지금 가면 묵을 곳은 있고?”
박현우는 그녀에게 관심을 가지며 물었다.
“일단 호텔에 묵고 적당한 곳을 찾아봐야겠어요.”
“그럼 우선 여기서 살다가 나중에 적절한 곳을 찾은 다음에 이사하는 게 어때?”
“호의는 고마워요.”
이다빈은 짐 싸기를 마치고, 캐리어를 들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그때, 박호국이 지팡이를 짚고 급히 안으로 들어왔다.
“다빈아, 정말 갈거야?”
“할아버지, 저를 붙잡지 마세요. 할아버지는 제 생명의 은인이지만, 저는 할아버지와의 약속대로 할아버지 손자와 약혼을 하고 여기에 남아있었어요. 참, 마침 잘 오셨네요, 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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