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3화 문소남의 여자라니, 불쌍하다

문예성도 형에게 ‘창녀가 아니라면’ 그 여자를 집에 데리고 와서 인사시키라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문예성은 전부터 5년이 넘게 금욕생활을 할 수 있는 형 같은 남자는 연구 대상이라고 생각했다. 여자 없이 살수 있다니, 이런 남자는 너무 변태적이다! "집안에 인사도 안 시키다니, 여자가 얼마나 섭섭하겠냐, 너는 그 여자가 창피해?" 할아버지는 말을 마치고 손자의 표정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손자가 매일 여자와 자면서, 그 여자를 책임지지 않는 나쁜 놈일까 봐 걱정이 됐다. 문소남은 계속 노인네의 말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그는 아버지가 살아있을 때, 효도한 적이 없다. 사실 아버지는 전혀 효도 받을 가치도 없는 인간이었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다르다. 그는 사리에 밝은 분이고, 손자를 사랑한다. 지금은 아마 그의 결혼 걱정에 마음이 급해서 묻는 것이리라. "저는 그 사람이 우리 식구들을 보고 놀라서 도망갈까 봐 걱정하는 중이에요." 문소남은 서류 한 묶음을 정리하더니 한쪽에 놓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가 창피한 것은 그가 숨기고 있는 여자가 아니라 할아버지, 동생 그리고 그의 가족들이라는 건가? 졸지에 창피한 사람이 된 문예성과 할아버지는 잠시 말문이 막혔다. "......" "그 사람은 우아하고 품위 있는 사람입니다. 사람들 앞에서 얌전하고, 낯을 많이 가려요. 그런데 우리 식구들은......" 문소남은 고개를 들어 동생과 할아버지를 한 번 보고, 불쾌하게 눈살을 찌푸렸다. 손자를 때리려고 지팡이를 든 자세를 유지하고 있던 할아버지는 갑자기 자신이 확실히 인자한 노인의 모습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듯, 지팡이를 내려놓고 헛기침을 하며 상냥한 이미지를 만회하려 했다. 품위와는 거리가 좀 있는 문예성이 참지 못하고 말했다. "진짜 형이 말한 그런 사람이라면, 형을 보고 제일 먼저 놀라 도망갔어야 하는 거 아니야?" 문예성은 생리적 욕구가 있는 성인 남자로서 남녀 사이의 그 친밀한 일을 잘 알고 있다. 이렇게 건장한 몸으로 5년을 넘게 굶주린 형이 그 끝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