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화 문소남의 비밀

원아는 고개를 들고 한참 동안 문소남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시간이 정지한 것 같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억지로 평소와 같은 표정을 지었지만, 당황하여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녀의 가늘게 떨리는 긴 속눈썹 아래 두 눈망울은 눈물을 머금고 있었다. 문소남이 문 선배였다. 마음으로 그렇지 않을까 막연히 추측했었지만, 실제로 이렇게 눈 앞에서 확인 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다. 마치 기적이 일어난 것처럼 감동적이면서도 먹먹했다. 남자는 이전과 아주 많이 달라져 있었다. 그저 잘생기고 멋진 남자 선배에서 T그룹의 최고 경영자가 되어 있었다. 물론 그녀도 많이 달라졌다. 사회 생활을 시작했고, 옷차림도 헐렁한 교복에서 오피스 룩으로 바뀌었다. 오랜 시간을 지나, 그녀의 마음속에서 특별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남자를 다시 만났다는 것은 무척 감동적인 일이었다. 그러나,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그녀의 인생에 많은 일이 일어났고, 그녀의 몸도 많이 더러워진 것을 생각하면 좀 서글픈 생각도 들었다. 원아는 문득 아까 차 안에서 그와 나누었던 뜨거운 키스가 생각났다. 학창 시절 동경하던 자신의 첫사랑과 그렇게 뜨거운 키스를 했다고 생각하자, 마음속에 더 강렬하고 뜨거운 감정이 솟아올랐다. “문 선배, 원아만 기억하시다니, 너무 편애하시는 거 아니에요?” 옆에 서 있던 한 늘씬한 미녀가 애교스럽게 말했다. 그녀는 원아에게 집중되어 있는 문소남의 시선을 자신에게로 돌리려고 애쓰고 있었다. 그러나 남자의 깊은 눈동자는 원아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애교를 떨던 여자는 무안해하면서, 원아의 볼품없는 옷차림을 흘겨보고 입을 삐죽거렸다. 문소남이 원아를 보며 말했다. “이 친구를 기억하고 있었거든. 그해 여름 우리가 시내 고등학교와 농구 시합을 할 때, 내가 마지막 슛을 쐈잖아. 등 뒤에서 여학생들 비명소리가 들려서 돌아봤는데, 이 친구 소리가 제일 컸어.” 원아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어졌다. 그런 적 없다. 절대로 그런 적 없다. 그녀는 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