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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4화 원아의 마음이 달콤하게 취했다

허요염을 똑바로 쳐다보는 원아는 끝까지 예의를 잃지 않았다. 하지만 부드럽던 눈동자는 차가워져 있었다. 요염을 한 차례 훑은 원아가 우유를 한 모금 마셨다. “이보세요, 저는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몰라요. 또 소남 씨를 짝사랑하고 있는 분인지, 아니면 과거에 관계가 있었던 분인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저는 절대 소남 씨를 떠나지 않을 거라는 겁니다. 소남 씨 스스로 헤어지자 말하지 않는 이상은요. 그런데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떠나라 말라 하는지, 그 이유를 알고 싶군요.” 요염은 눈을 가느다랗게 모은 채 침착한 모습의 원아를 바라보았다. 청순하면서 부드러운 생김새를 한 눈 앞의 이 여자는 언뜻 순해 보이는 인상이다. 하지만 말에 뼈를 찌르는 예리함이 있어 확실히 만만하게 볼 대상이 아니었다. 마치 솜 위를 때려대는 듯한 무력감을 느끼게 했다. 요염은 테이블 위에 올려진 디저트를 주저함 없이 자신의 입에 넣었다. “괜찮네, 이 캐러멜 푸딩.” 별안간 눈 앞에 나타난 이 여자 때문에 원아는 입맛이 떨어졌다. 우아하게 자리에서 일어난 원아가 요염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이 디저트가 마음에 드시는 것 같은데, 천천히 드세요. 저는 이만 실례하지요.” ‘미친 사람 만난 셈 치치 뭐.” 마침 저녁시간 식사를 위한 손님들로 가게가 북적이는 시간이었지만, 원아는 구석 자리에 외따로 떨어져 앉아 있었다. 그래서 다른 테이블과는 어느 정도 거리가 있었다, 또 옆에는 커다란 화분이 가리고 있었다. 그래서 가게 안의 사람들은 두 사람에게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았다. 원아가 가방을 들고 떠나려 할 때였다. 요염이 긴 다리를 내밀어 그녀의 출로를 막았다. “왜요? 나와 얼굴 맞대고 대화 나눌 자신이 없어요? 당신 같은 여자들을 속된 말로 얼굴 두꺼운 두꺼비라고 하죠? 제대로 된 게 하나도 없잖아. 거울 좀 봐요. 당신이 문소남 대표와 어울릴 만한 구석이 어디 한 군데라도 있는지.” 허요염을 돌아본 원아의 눈빛은 일견 웃음을 품은 듯 보였다. 하지만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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