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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5화 원아를 도발해

원아는 생일파티에서 한창 다른 사모님들과 잡담을 하는 주희진을 보았다. 머리를 올리고 군청색 비단 자수가 수놓아진 치파오를 입은 채 속삭이는 그녀는 우아함의 대명사 같았다. 솔직히 원아는 주희진처럼 독특한 분위기를 가진 여성을 본 적이 없다. 고상하게 보이지만 다른 사모님들처럼 오만함이 없고, 친절과 부드러움 속에 위엄을 갖추고 있다. 주희진이 임영은의 일로 자신과 날카롭게 대립한 적이 있지만, 왠지 모르게 원아는 마음 속으로 그녀를 싫어할 수 없었다. 오히려 알 수 없는 가까운 느낌마저 들었다. “임 사모님은 정말 복이 많으세요, 미모와 재능을 모두 갖춘 따님이 눈 깜짝할 사이에 이렇게 자랐네요.” “그래요, 예쁘고 사리에 밝은 영은 양이 이제 마음에 드는 상대가 있는지 모르겠네?” 옷차림이 화려한 사모님이 떠 보듯 물었다. “과찬이십니다. 영은이가 아직 미혼이라 괜찮은 분이 있으면 우리 딸한테 좀 소개시켜 주세요.” 주희진은 온화하게 말했으나, 그 딸이 고집불통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처음 사랑에 빠져서, 남자에게 온 마음을 뺏기고 문소남에게 일생을 의지할 생각이다. 주희진도 문소남이 보기 드문 인재라는 건 인정하지만 자신의 딸을 전혀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사랑없는 결혼은 고통스러울 수밖에. 시집간다고 해도 앞으로 행복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이 기회를 틈타 영은을 위해 좋은 인연을 찾고 싶었다. 그녀는 진심으로 자신의 딸이 행복하길 바랐으나, 옆에 있는 임영은은 우울하고 즐겁지 않았다. 그녀는 주희진의 마음을 전혀 모르고 마치 마법에 걸린 것처럼 얻지 못하는 남자에 푹 빠져있다. 연회의 모든 남자를 합쳐도 문소남 발끝에도 미치지 못한다. 심지어 주희진이 다른 사모님에게 부탁해서 자신을 위해 소개해 준 남성을 보고 마음 속으로 원한을 품었다. 역시 나는 친딸이 아니군. 나에게 가장 좋은 건 주기 싫은거야. 그녀의 눈동자가 부정적인 감정으로 차올랐다. 연회에서 감정을 억제하지 못할까 봐 서둘러 주스 한 잔을 마시려는 순간, 컵에 두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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