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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3화 화가 난 그녀

뜻밖에도 문앞에 서 있는 문예성을 보고, 자신이 분노하며 내뱉은 진실이 생각난 채은서는 갑자기 정신을 차렸다. 비록 문씨 가문의 이 기형적인 혼인관계가 그녀의 마음을 불편하게 했으나, 평소 문예성 앞에서는 전 세계를 아들 앞에 갖다 줘도 부족할 정도로 좋은 어머니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녀는 지금까지 문씨 가문에서 위태로운 지위로 지내왔고, 이후 생애 유일한 믿을 구석은 아들밖에 없다. 아들이 이대로 자신과 멀어지게 할 수는 없을 터. “아들아, 뭐라고 했니? 엄마는 몰라. 그리고 너 문소남이 지금 이미 쌍둥이도 있는데 또 원아가 임신했다는 소식 못 들었니? 엄마가 화가 안 나겠어? 너도 빨리 결혼해서 엄마한테 손자 구경 하게 해줘야지! 문씨 가문이 장인숙 손에 넘어가게 둘 수 없어!” “어머니, 솔직하게 말해 주세요. 그때 형이 당한 교통사고, 사람을 고용했던 거 아니예요?” 문예성은 결혼하라는 잔소리는 듣기 싫었다. 문진호를 닮은 그 눈동자가 지금은 낯선 사람 보듯이 예리하게 자신을 주시하고 있다. 채은서의 마음속에 알 수 없는 공포가 일어 마음 속에서 슬픔이 일었다. 애초에 문진호의 그 눈이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게다가 연애에 능숙했던 문진호는 감언이설로 그녀를 꼬드겼고, 생전 사랑을 맛보지 못했던 그녀는 마음을 허락했다. 그러나 그녀의 부모는 문진호를 반기지 않았다. 여성들을 매혹시키는 외모에, 그 놀기 좋아하는 성품도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하지만 애정에 눈이 멀어버린 순진한 그녀는 부모님의 의견을 고려하지 않았다. 하물며 문진호는 그녀와 함께 있으면서 전혀 다른 여자 문제 없이 그녀에게만 애정을 쏟았다. 죽음에 가까운 협박으로 부모를 억지로 동의하게 하고, 심지어 가정교육이 매우 엄격했는데도 불구하고 문진호와 결혼 전에 육체적인 관계를 맺었다. 이미 깊어져버린 관계에 부모도 어쩔 수 없이 타협을 선택했고, 마침내 사랑하는 남자와 결혼한 그녀는 온 세계를 다 가진 듯했다. 그러나 뜻밖에도 신혼여행이 끝나기도 전에, 문진호의 여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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