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4화 문소남 씨, 내려줘요
문소남의 팔이 당겨졌다. 원아의 거처라는 것을 확신한 문소남은 창문을 두드렸다. 그리고 어둠 속에서 그의 낮은 목소리가 울렸다.
"원아, 나야. 문 좀 열어줘? 아니면 창문 좀 열어줄래?"
문소남이 몇 번을 더 불렀지만, 원아가 듣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집안에서는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문소남은 순간에 긴장했다. 설마 원아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은 아니겠지?
이 생각은 문소남의 냉정을 순식간에 무너지게 만들었다. 그는 바로 베란다 난간을 따라 침실 방향의 창문 쪽으로 올라갔다. 다행히 그곳의 창문은 잠겨있지 않았고, 그는 재빨리 방으로 넘어갔다.
문에 들어서자 예상했던 온기가 얼굴을 덮치지는 않고, 오히려 바깥의 한기와 맞먹는 추위로 인해 그는 덜덜 떨렸다.
침실 안은 어두컴컴하고 조용하며, 마치 아무도 살지 않는 것 같은 적막함이 그의 마음속의 좋지 않은 느낌을 심화시켰다. 재빨리 침실 문을 열고 거실 쪽으로 다가갔다!
얇은 잠옷 하나만 걸친 원아가 소파에 조용히 웅크리고 있는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생각에 잠긴 것 같았고, 문소남이 침입한 것조차 발견하지 못했다.
그 공허하고 적막한 모습은 문소남을 멈칫하게 했다.
문소남은 자기도 모르게 그녀에게 다가가 쪼그리고 앉아 부드럽게 손을 뻗어 그녀를 품에 안았다. 그녀의 이마가 뜨겁게 느껴졌다. 몸을 이 지경으로 내버려 둔 그녀를 혼내려고 입을 열었지만 결국 나지막하게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원아......"
초점 없는 눈빛으로 멍하니 앉아 있던 원아는 정신을 차린 후 문소남이 나타난 것을 보고 놀랐지만 그만 다시 냉담 해졌다.
다소 흐릿한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며, 원아는 조금도 좋아하는 기색 없이 말했다.
"어떻게 들어왔어요? 여기 왜 왔어요?"
문소남은 어쩔 수 없는 눈빛으로 쌀쌀한 태도의 원아를 보면서 말했다.
"이렇게 추운데 왜 난방을 켜지 않고 있어? 당신의 몸이 얼마나 찬지 알아? 왜 이렇게 어린애처럼 굴어?"
"비켜요. 당신이 신경 쓸 필요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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