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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불여시를 잡아내다

아이에게는 아직 많은 문제들이 남아있었다. 그래서 훈아는 욕실 문 앞에 서서 아빠가 샤워를 끝내기만을 기다렸다. 문소남은 아래에 샤워 타월 하나만 걸친채로 밖으로 나왔다. 그의 상반신은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었고 튼실한 몸에는 야릇한 물방울이 걸려있었다. “아빠, 원아 아줌마한테도 엄마 아빠가 있을 거잖아. 근데 왜 아빠가 아줌마를 보살펴?” 훈아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문소남은 자리에 앉더니 다리를 벌린 채로 머리에 떨어지는 물기를 수건으로 닦아내며 훈아에게 물었다. “넌 몇 살이고, 아줌마는 몇 살이야.” “음… 난 5살이고… 원아 아줌마는 몇 살인지 잘 모르겠어.” 훈아가 대답했다. 문소남은 아들을 쳐다보며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넌 5살이고, 아줌마는 24살이야. 둘이 19살 차이지. 넌 곧 아빠처럼 큰 어른이 될 거야. 그때의 넌 너의 사업을 위해 열심히 분투하고, 너의 꿈을 쫓고 있을 거야. 하지만 그때가 되면 아빠는 중년의 나이가 되어있겠지. 아마 서서히 늙어가게 될 거야. 아줌마도 아빠랑 똑같아. 우리 모두 언젠간 증조할아버지만 한 나이가 될 거야. 그 과정에서 우린 아주 많은 길들을 걸어야 해. 그 길을 걷다 병에 걸릴 수도 있고, 힘든 일에 부딪히게 될 수도 있어. 각종 압박과 타격에서는 남자의 어깨가 여자보다 더 든든한 법이야.” 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훈아는 알고 있었다. 아빠가 그랬었다. 남자의 어깨는 가족에게 기대게 내어주는 거라고. 훈아는 한참을 고민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근데, 아줌마한테는 자식들이랑 남편이 생길 거잖아. 아빠, 원아 아줌마랑 아줌마 남편까지 보살펴주려고?” 그런 거라면 아빠는 정말 착한 사람이다. “내가 걔 남편을 왜 보살펴.” 그 말에 문소남은 차가운 눈빛으로 아들을 쳐다보았다. 그는 몸을 일으키더니 축축이 젖은 수건을 바닥에 던져버렸다. 다시는 아들과 이 얘기에 대해서 말하고 싶지 않았다. 걔 남편? 이강? 문소남의 눈썹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 같은 시각, 수성 아파트. 원아는 어제 몇 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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