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5화 문소남의 술주정

"술주정 좀 그만 부려줄래요?" 원아는 용기를 내어 그와 눈을 마주쳤지만, 겁먹은 시선은 남자의 강하고 음흉한 눈빛에 삼켜져 이미 약세에 처해 있었다. 그녀는 단지 이 분위기를 누그러뜨리고 싶을 뿐이다. 굴복이라고 해도 좋고, 무엇이든 좋으니, 그가 거칠게 굴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그녀는 아이들이 깨는 것을 원치 않았다. 심지어 2층의 다른 동료들도 부적절한 소리를 듣게 될지 모른다. 자칫하면 불륜이라는 말을 듣게 될 것이다...... 문소남은 셔츠와 양복바지를 벗지 않았다. 심지어 두 사람의 몸이 바짝 붙었을 때 남자의 허리춤에 있는 금속 벨트 버클이 그녀의 아랫배에 배기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더욱 남자의 존재를 강하게 느꼈다. "당신은 듣기 좋은 말 좀 할 수 없어?" 남자는 하루 종일 접대하고, 또 많은 술을 마셨는데, 틀림없이 피곤했을 것이다. 큰 손으로 그녀의 잠옷을 잡아당겨 다시 입혀주었고, 겸사겸사 그녀의 잠옷 상의도 아래로 정돈해 내려주었다. 바람이 불면 그녀의 허리가 추워질까 봐 걱정됐다. 그의 마음과 안색이 순식간에 흐림에서 맑음으로 바뀌자, 원아도 기세를 몰아 묵묵히 입을 열지 않았다...... 술 마신 사람은 잠이 빨리 온다고 했던 것 같다. 원아는 마음속으로 묵묵히 양을 세며 그가 일찍 잠들기를 바랐다. 그러나 그녀가 78마리의 양을 세었을 때, 남자는 그녀를 꼭 껴안고, 여전히 눈을 감은 채 아까 한 말을 이어갔다. "듣기 좋은 말을 하라고 했는데, 당신은 내 말을 귓등으로 듣는 거야?" 원아는 이미 졸음이 왔는데, 그의 낮은 속삭임에 정신을 차리고 눈을 살짝 떴다. 그녀는 남자의 곧은 콧날, 강인한 눈썹 뼈를 보았다. 그의 미간이 찡그려져 있었다. 듣기 좋은 말을 듣지 않으면 그만두지 않을 것 같았다. "나는..... 듣기 좋은 말이 뭔지 모르겠어요." 원아는 이런 문소남은 그녀의 그에 대한 인식을 완전히 쇄신한다고 느꼈다. 술에 취해 여자를 안고 '듣기 좋은 말'을 요구하는 것은 지난날 높은 곳에서 차가운 얼굴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