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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화 문소남은 남편 역할을 즐긴다

문소남은 클럽 밖에 서서 원아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 입구에 있어. 당신이 나오면 바로 볼 수 있을 거야." "네, 금방 나갈게요." 종료 버튼을 누른 다음, 원아는 자신의 옷으로 갈아입고 서둘러 밖으로 나갔다. 검은색 레인지로버는 클럽 입구의 가장 눈에 띄는 위치에 패기 있게 서 있었다. "타." 문소남은 큰 손으로 슬쩍 그녀의 허리를 끌어당기면서, 다른 한 손으로는 차 문을 열어 주었고, 그녀가 차에 오를 때는 부딪치지 않도록 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감싸주었다. 원아는 조수석에 얌전히 앉아 스스로 안전벨트를 맸다. 문소남은 자동차 문을 닫아 준 다음, 손에 든 담배 꽁초를 클럽 앞 쓰레기통에 가서 비벼 끄고서야 차로 돌아왔다. 원아는 마침 그에게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한마디 하고 싶었지만, 그가 화를 낼까 봐 망설이던 참이었다. 그가 조급해하지 않는 모습을 보고, 그녀는 마음속으로 원원이의 눈이 큰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추측했다. 그렇지 않다면 아이의 아빠인 그가 이렇게 느릿느릿하게 움직일 리가 없다. 도심에서 교외에 있는 박창수 정은희 부부가 사는 곳으로 가는 길은 차가 막히지 않아도 최소 1시간 반이 걸린다. 문소남은 운전에 전념하며 침묵했다. 원아도 감히 입을 열지 못했고, 차 안은 매우 조용했다. 레인지로버가 길에서 잠깐 빨간 신호등에 걸려 기다리는 동안, 원아의 핸드폰 벨소리에 차 안의 고요함이 깨졌다. 원아는 황급히 핸드폰을 꺼내 보았다. 핸드폰에 진수혁이라는 세 글자가 떠 있었다. 진수혁과 그녀 사이에 유일하게 할 이야기는 ‘결별’이라는 이미 정해진 결론이다. 지하철에서 그녀는 진작에 진수혁 어머니의 전화를 받은 적이 있다. 원아는 진수혁의 이 전화를 받고 싶지 않아 종료 버튼을 눌렀다. 잠깐 조용하다가 진수혁이 또 전화를 했다. 원아가 다시 끊었다. 몇 번이나 반복되었지만, 진수혁은 반드시 그녀와 말을 하고 싶은 모양이다. 할아버지와 아버지 어느 쪽이든 중요한 일이 있어 그녀를 찾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원아는 감히 전원을 끌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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