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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장

진아연은 겁에 질려 주춤 거리며 뒤로 물러났다. 확실히 그가 잠들어 있을 때는 전혀 몰랐다. 깊은 잠에서 깨어난 그는 마치 한 마리의 야수처럼 사나워보였다. 이모님이 방에서 나와 문을 닫았다. 겁에 질려 있는 진아연의 모습은 마치 새끼 사슴처럼 가여워 보였다. "사모님, 걱정 마세요. 대표님께서 깨어난지 얼마 되지 않아 혼란스러워 그런 걸 거예요. 그러니 오늘 밤은 손님 방에서 주무신 다음 내일 다시 이야기하시죠. 박 사모님 또한 아연 씨를 마음에 들어 하시니 분명 사모님 편이 되어 주실 거예요." 진아연은 머릿속에 폭풍이 휘몰아치는 것처럼 혼란스러웠다.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그녀는 박시준이 금방 세상을 떠날 거라는 생각만 했지 그가 이렇게 깨어날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이모님, 제 물건이 방에 있어서요..." 진아연은 침실 쪽을 힐끗 쳐다봤고 들어가서 자신의 물건을 꺼내오고 싶어 했다. 차갑게 자신을 바라보는 박시준의 눈빛은 떠올리며, 분명 그녀를 아내로 받아들일리 없을거라는 강한 예감이 들었다. 그래서 그녀는 언제든지 이곳을 떠날 준비를 해야 했다. 이모님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중요한 물건이 아니라면 그냥 두셔도 돼요! 내일 제가 갖다 드릴게요." 진아연이 말했다. "네. 혹시 이모님도 무서워하시는 건 아니죠?" 이모님은 웃으면 대답했다. "오랫동안 곁에서 대표님을 모셔왔습니다. 차갑고 냉정해 보이셔도 절 곤란하게 만드신 적은 없으셨습니다." 진아연은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비록 그녀는 그의 법적인 아내는 맞지만 엄밀히 따지면 그가 일어난 뒤, 처음 보는 낯선 사람이다. 그의 성격이라면 그녀에게 충분히 적대적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날 밤, 그녀는 잠을 한숨도 자지 못했다. 머릿속은 여전히 복잡한 생각들로 가득했다. 박시준이 일어난 뒤, 그녀의 생활 패턴은 완전히 엉망진창이 되어버렸다. ...... 다음날. 아침 8시, 이모님은 침실에 있던 진아연의 물건을 손님 방으로 가져왔다. "사모님, 아침 드실 시간입니다. 대표님께서는 이미 식당에 계세요. 어서 나오세요! 대표님과 대화하시면서 서로를 알아 가셔야죠." 이모님이 말했다. 진아연은 당황해하며 말했다. "... 그분은 절 알고 싶어 하지 않을 거예요." 이모님이 다시 말했다 "그래도 아침은 드셔야죠. 가시죠! 그리고 제가 대표님에게 말씀드렸어요. 어머님께서 사모님을 엄청 좋아하신다고요. 대표님 또한 전혀 화를 내지 않으신걸요! 아마 어제보다는 조금 나으실 거예요." 진아연은 식당에 도착하기도 전에 휠체어에 앉아있는 박시준을 보았다. 그래도 기존에 몸 관리를 잘한 덕에 직접 휠체어를 움직일 수 있는 듯했다. 휄처어를 타고 있는 그였지만 큰 키와 모델같은 몸매를 가지고 있다는것을 한눈에 알아볼수 있었다. 불안한 마음을 다잡으며 테이블에 조심스럽게 마주 앉았다. 이모님은 그녀의 자리에 수저를 놓았다. 그녀가 젓가락을 집어 들 때까지 그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그를 흘끔 쳐다보았고 그런 그녀의 시선은 그의 주의를 돌리기에 충분했다. 그 역시 그녀를 바라봤다. 그의 눈빛은 그녀를 집어삼킬 듯한 끝이 안 보이는 블랙홀 같았다. "그... 저, 저기 제 이름은 진아연이라고 해요......" 초조하게 그녀가 말했다. 박시준은 커피 잔을 들고 천천히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그리고 아무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목소리로 말했다. "듣기론 네가 내 아이를 가졌다고." 진아연은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고 식욕이 완전히 사라졌다. "수술 아니면 약물. 어떤 방법이 더 마음에 들어?" 그는 차분한 목소리로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말을 아무렇지 않게 입에 담았다. 진아연의 얼굴은 창백해졌고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이모님은 새하얗게 질린 그녀의 표정을 보더니 무례를 무릅쓰고 말했다. "대표님...! 아이는 대표님 어머님께서 원하셨습니다. 사모님은 아무런 잘못이 없으세요." 박시준은 이모님을 흘끗 쳐다봤다. "어머니로 그만 협박하지 그래." 이모님은 아무 말도 못 하고 고개를 숙였다. 진아연: "박시준... 씨." 박시준: "내 이름이 이렇게 아무나 부를 수 있는 거였나?" 진아연은 다시 정신 차리고 말했다. "이름을 안 부르면 뭐라고 부르죠? 뭐... 남편이라고 불러요?" 박시준: "..." 그녀는 그가 입술을 꽉 깨물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의 두눈은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그가 화를 내기전에 그녀가 말했다. "아직 안 했어요. 그날이에요. 못 믿겠다면 청소부 이모님에게 물어보세요. 제가 이모님에게 생리대를 가져다 달라고 부탁했으니깐요." 박시준은 아무 말 없이 다시 커피 잔을 들고 천천히 한 모금 마셨다. 진아연은 다시 허기가 져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급하게 아침을 먹고 난 뒤, 그녀는 가방을 챙겨 외출하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와 같은 공간에 있으면 숨이 막힌다. "진아연. 이혼할 거니깐 그런 줄 알아." 그의 목소리는 서늘하다 못해 차가웠다. 진아연은 자리에 멈춰 예상했다는 듯이 말했다. "그럼 지금 가면 되나요?" "아니. 이틀 안에." 사실 그의 어머니 박 부인이 어젯밤 흥분한 탓에 고혈압으로 병원에 입원했다. 하여 박시준은 이혼에 관한 일은 그의 어머니가 퇴원한 후 처리하기 위해 이틀이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아, 네... 결정되시면 말씀해 주세요." 그녀는 빠르게 방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5분 후, 가방을 들고 방에서 나왔다. 하지만 거실에는 예상치도 못한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박우진이 왔다. 박우진은 다른 날과 달리 박시준의 휠체어 옆에 정중하게 서있었다. "삼촌, 부모님은 할머니 보러 병원에 가셨고, 아버지가 삼촌 보러 가라고 해서 한번 들렸어요." 박우진은 그가 들고 온 물건을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그러자 박시준은 옆에 있던 경호원을 쳐다봤다. 그러자 경호원은 박우진이 들고 온 선물을 집어 던졌다. 박우진이 당황해하며 말했다. "삼촌! 얼마나 어렵게 구한 약인데! 시, 싫으면... 다른 걸로 바꿔올 테니깐 진정하세요!" 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경호원 한 명이 그의 무릎 한 쪽을 차더니 순식간에 그를 무릎 꿇게 만들었다. 진아연은 숨이 턱하고 막혔다. 대체 이게 무슨 일이지... 박시준은 그의 조카에게 너무나도 폭력적이었다. "내 조카 박우진, 너 내가 일어나서 실망한 건 아니고?"라고 무심하게 말하며 박시준은 담배 한개비를 집어들었다. 그리고 경호원이 허리를 숙여 바로 그에게 불을 붙여줬다. 그 작은 담배의 불꽃이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어젯밤에 막 깨어난 그는 아침에 커피를 마셨을 뿐더러 지금은 담배까지 피우고 있다. 자신이 휠체어를 타고 있는 환자인데 말이다? 박우진은 강제로 무릎이 꿇려 아팠는지 겁에 질려 울먹이고 있었다. "사, 삼촌이 일어났는데... 당연히 좋죠...! 깨어나길 얼마나 바랐으면 삼촌이 일어나는 꿈까지 꿨다고 그래요..." "니가 감히 나한테 개긴다?" 박시준은 눈썹 한쪽을 치켜 올리며 무심하게 말했지만 그의 말에서는 살기가 느껴졌다. "감히... 내 변호사를 돈으로 매수하려 한 걸 인정하지 않겠다?" 그는 일부러 박우진의 얼굴 쪽으로 담뱃재를 털며 말했다. "꺼져. 다시는 내 눈앞에 얼쩡거리지 마. 내 눈에 보일 시, 그때는 네가 식물인간이 될 테니깐 말이야!" 박우진은 공포에 질린 얼굴로 부리나케 도망쳤다. 진아연 역시 그의 이런 모습을 본 뒤 쉽게 진정할 수 없었다. 그녀는 무서웠다. 박시준이 너무나도 무서웠다. 박우진처럼 비겁한 남자가 박시준의 앞에 서니 불쌍해 보이기까지 했다. 그녀는 그가 자신을 발견하기 전에 빨리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어깨에 멘 가방끈을 꽉 부여잡고 재빨리 거실에서 나갔다. 사실은 오늘, 그녀가 검사를 받으러 병원에 가는 날이다. 생리 기간이 자꾸 늦어졌고 생리량도 너무 적었다.여태껏 없었던 일이었다. 병원에 도착한 그녀는 서둘러 의사에게 상황을 말했고, 의사는 그녀에게 초음파 신청서 한 장을 건네줬다. 약 1시간이 흐른 뒤, 초음파 검사를 마치고 검사 결과를 받았다. 결과서에 따르면 그녀의 자궁에 별도의 출혈은 없었다. 출혈은 없지만 그녀의 자궁벽에 작은 아기집이 보인다고 쓰여져 있었다. 그렇다... 그녀는 임신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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