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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3장

이딴 약혼, 안하면 되지 뭐. 심윤은 박시준과 헤어질 마음의 준비가 됐고 박 씨 집안을 떠날 준비 역시 되어 있었다. 박시준이 사랑은 주지 않지만 대신 엄청난 금액의 보상을 줄 것이다. 그녀는 돈이라도 받으면 자기한테 큰 손해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검정색 롤스로이스가 집 앞에 멈춰 섰다. 박 부인은 바로 심윤에게 말했다. "시준이 들어왔어! 내가 반드시 너한테 사과하라고 할게!" 심윤은 소파에 앉은 채 일어나지 않았다. 그녀의 마음은 이미 상할 대로 상했다. 약혼식 날에 어떻게 자기한테 진아연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을가? 박시준은 그녀를 사랑하지 않은 뿐더러 그녀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조차 없었다. 그것도 심윤이 시은의 주치의로서 두 번이나 수술을 해 줬는데도 말이다. 시은의 주치의라도 아니었으면 아마 심윤은 박시준의 안중에도 없었을 것이다. 박시준은 차에서 내려 거실로 이동했다. "어머니." 그가 박 부인에게 말했다. "시준아, 너 괜찮은 거니?" 박 부인은 아들의 팔을 잡고 위 아래를 훑어보았다. "네, 괜찮아요." 박시준은 어머니를 모시고 방에 들어갔다. 그리고 그는 냉담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심윤을 보았다. "니들 둘이서 얘기해!" 박 부인은 두 사람에게 말했다. "시준아, 어떻게 됐든 심윤은 우리에게 은인이야, 그니까 지금 이 상황 어떻게 된 건지 네가 설명할 필요가 있어." 박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거실에는 그와 심윤만 남았다. "심윤 씨, 미안합니다." 박시준은 티테이블 옆에서 자기의 결정을 심윤에게 말하기 시작했다. "제 자신까지 억지로 속여 가며 심윤 씨랑 약혼 할 수는 없었어요." "네." 심윤은 아무 반응이 없었다. "심윤 씨가 우리 시은이를 치료해 준 비용은 드릴게요. 그래도 안 된다면..." 박시준의 태도는 강경했다. 그 다음 말은 듣지 않아도 무슨 말인지 심윤은 알아차렸다. "그래요, 얼마를 주시든 전 다 받아들일 수 있어요." 심윤은 쓴 웃음을 지으며 "제 잘못이죠, 헛된 꿈을 꾼 제 잘못이죠. 분수도 모르고, 시준 씨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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