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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2장

박시준은 전화를 끊고 사무실에서 나왔다. 일반인은 아무나 수면제를 살 수 없다. 그렇다면 수면제는 어디에서 왔을까? 박시준의 저택. 검정색 롤스로이스가 마당에 나타나자, 이모님은 시은이를 데리고 방에 들어갔다. 박시준은 성큼성큼 거실로 걸어 들어왔다. 홍 아줌마는 바로 건강 검진서를 건네주었다. "이모님이 시은이를 데리고 병원에 가서 검사 받은 겁니까?" 그는 홍 아줌마를 쳐다보며 물었다. 홍 아줌마는 감히 박시준을 쳐다보지 못했다. 진아연이 박시준이 물어봐도 자기 이름은 언급하지 말라고 부탁했었다. "진 아가씨가 같이 갔습니다." 그러나 박시준을 면전에 두고 홍 아줌마는 거짓말을 할 수가 없었다. "시은 아가씨가 오늘 진 아가씨의 두 아이를 만나고 싶다고 해서..." "진아연이 귀국했어요?" 박시준은 홍 아줌마의 말을 끊었다. "네, 오늘 아침에 돌아왔다고 했어요. 진 아가씨가 안 간다고 했는데 제가 꼭 시은 아가씨를 데리고 병원에 가 달라고 부탁했어요. 시은 아가씨가 오늘 아침부터 계속 자기가 죽을 거라고 해서 너무 걱정돼서 그랬어요." "왜 심윤한테 말하지 않았어요?" 박시준의 이성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진아연 이름 석자만 들어도 이젠 평정심을 유지할 수가 없었다. 홍 아줌마는 난감해하며 말했다. "제가 몇 번이나 심 선생님께 시은 아가씨의 몸상태를 말했습니다. 하지만 심 선생님은 매번 괜찮다고 수술 후 정상적인 거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시은 아가씨가 이렇게 계속 힘이 다 빠져있는 모습을 보는 게 마음이 너무 안 좋았어요." "네." 박시준은 체크리스트를 받아 들고 자세히 보았다. "수면제는 어떻게 된 거예요?" "제 생각에는 심 선생님이 준 이 안정제 같은데, 확실하지는 않아요." 홍 아줌마는 조심스럽게 말하며 하얀색 약병을 박시준에게 건네 주었다. 박시준은 약병을 받아 뚜껑을 열어 보았다. 안에는 하얀 알약들이 들어 있었다. 한 시간 후. 심윤이 도착했다. 거실의 분위기는 여느때보다 침침하고 조용했다. 그는 테이블 위의 하얀색 약병을 보자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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